울산 세진방파제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자리한 세진방파제는 길이가 1.8㎞에 달한다. 수백 명이 몰려도 불편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규모다. 또한 일반적인 방파제와 달리 해안도로를 따라 테트라포드가 이어져 있어 주차와 진입이 편하다. 조성된 지 불과 3~4년 만에 울산에서 가장 인기 높은 생활낚시터로 자리매김한 데는 뛰어난 조황과 더불어 이런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세진방파제는 중간 지점에서 수직으로 꺾이는 형태다. 난바다를 바라보는 동쪽 구간이 1000m, 안쪽으로 들어간 남쪽 구간이 800m 남짓이다. 동쪽은 조류 흐름이 원활해 감성돔, 벵에돔, 농어, 고등어, 전갱이 등이 잘 낚이고, 남쪽은 학공치, 전어, 볼락, 우럭 등을 노리는 꾼들이 많이 찾는다. 넙치, 성대, 양태 같은 ‘플랫피시’를 대상어로 루어낚시가 성행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전역에 중형 테트라포드가 촘촘히 쌓여 있고, 아래에 석축으로 기반을 다진 구조다. 주변 수심은 4~5m로 얕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10~16m까지 깊어진다. 민장대 구멍치기부터 릴찌낚시, 루어낚시, 원투낚시 등 다양한 낚시장르를 두루 즐길 수 있는 여건이다. 

다만 난바다와 접해 있어 바람과 파도 영향을 많이 받는 게 단점이다. 특히 동풍이 불면 맞바람을 맞으며 낚시해야 하므로 손맛 보기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바다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남쪽 구간에 자리 잡는 게 유리하다.   

동쪽 구간

봄에는 도다리와 쥐노래미를 노리는 원투낚시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원투낚싯대에 구멍봉돌채비나 묶음추채비를 달아 멀리 캐스팅하면 굵은 씨알이 걸려든다. 미끼는 청갯지렁이를 쓰면 된다. 

농어는 릴찌낚시와 루어낚시로 입질 받을 수 있다. 릴찌낚시는 2~3호 구멍찌를 사용해 중하층을 공략하고, 루어낚시는 플로팅미노우나 메탈지그를 달아 상층 위주로 탐색하는 게 기본이다. 파도가 치는 날 아침저녁으로 굵은 씨알을 만날 확률이 높다.  

5월부터는 벵에돔이 나오기 시작한다. 테트라포드 주변에서 입질이 집중되므로 가벼운 전유동채비가 유리하다. 밑밥과 동조시켜 상층부터 중하층까지 폭넓게 탐색하는 게 기본이다. 시즌 초반에는 홍갯지렁이가 잘 통하고, 장마철로 접어들면 잡어 성화가 심해지므로 파래새우나 빵가루경단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여름에는 벵에돔낚시와 더불어 ‘플랫피싱’을 즐기는 꾼들이 많다. ML(미디엄라이트)급 루어낚싯대에 7~20g 지그헤드를 달고 2~4인치 웜을 끼워 바닥을 더듬으면 넙치, 양태, 성대 등을 낚을 수 있다. 굵은 씨알을 노릴 때는 메탈지그나 바이브레이션을 사용해 먼 곳, 깊은 수심을 탐색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가을로 접어들면 30㎝ 전후 감성돔이 붙는다. 테트라포드 주변 5~8m 수심에서 입질이 활발하지만 잡어가 극성을 부리므로 1호 이상 구멍찌를 사용해 밑채비를 무겁게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한낮보다는 새벽에 입질이 활발하므로 일찌감치 찾아야 한다. 

9~10월에는 전어, 고등어, 전갱이도 잘 낚인다. 씨알은 굵지 않아도 마릿수 재미가 좋아 많은 꾼들이 몰린다. 꾸준하게 밑밥을 뿌리면서 카드채비로 상층~중층을 훑으면 쿨러를 채울 수 있을 정도다. 

찬바람이 불면 전역에 학공치가 붙어 한바탕 축제가 벌어진다. 입질 파악이 쉽고 속전속결에 유리한 민장대(6.3~7.2m)가 널리 쓰인다. 다만 입질이 뜸할 때는 멀리 노릴 수 있는 릴찌낚시가 유리하다. 던질찌 역할을 하는 구멍찌를 달고 아래에 어신을 감지하기 위한 소형 막대찌나 고추찌를 다는 게 기본이다. 활성도가 낮을 때는 가는 목줄과 작은 바늘을 써야 헛챔질이 덜하다. 

겨울에는 볼락과 우럭을 노리는 ‘구멍치기’도 활발하다. 묶음추채비에 청갯지렁이를 꿰 테트라포드 사이를 더듬으면 준수한 씨알을 낚을 수 있다. 날이 어두워진 후에 입질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