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앞바다 대구지깅 현장
2014-02-21 14: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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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앞바다 대구지깅 현장
"얼씨구나~ 왕대구 납시오!"
가을부터 호황 이어지며 축제 분위기… 전용장비 활용하면 누구나 풍성한 조과
우리나라 대구지깅의 메카, 강원도 삼척앞바다가 저력을 뿜어내고 있다. 연일 씨름선수 허벅지만한 왕대구가 솟구치면서 꾼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호황을 시샘하듯 동장군이 심술을 부리고 있지만, 춥고 꼴랑거리는 게 대수인가. 귀한 대구를 쿨러 가득 채울 수 있는데 말이다.
김상민 기자
삼척앞바다는 명실상부한 대구지깅 1번지다. 2000년대 초반부터 탐사가 이뤄지기 시작해 불과 수년 만에 동해안을 대표하는 낚시장르로 성장하는 중심에 섰다. 현재도 연중 출조가 이뤄지고 있으며, 대표 출항지인 장호항과 임원항에 각각 낚싯배 6~7척이 영업 중이다.
다만 올 겨울에는 양미리 조업이 활기를 띠면서 상당수 낚싯배가 업종(?)을 전환했다. 대구지깅을 나서려면 일찌감치 예약해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지깅의 메카’ 삼척 장호항으로 들어가는 입구. 겨우내 굵은 대구가 쏟아지면서 전국 각지의 낚시인들이 속속 찾아들고 있다.

70~80㎝급 낱마리 선보여
지난 1월 3일, 밤새 눈 쌓인 동해안 국도를 달려 삼척 장호항에 도착했다. 금정호 김창훈 선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낚싯배에 올랐다. 오전 7시 30분 출항해 꼬박 한 시간을 나가 포인트에 도착했다. 어군탐지기에 찍힌 수심은 70~80m였다.
‘삐~’ 신호음이 울리자 꾼들이 일시에 채비를 내렸다. 바닥을 찍고 힘차게 고패질을 하던 중 성남에서 온 ‘빅원피싱클럽’ 회원 백산씨에게 첫 어신이 왔다. 릴링을 하며 큰 씨알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더니 막상 수면에 떠오른 건 대구가 아닌 횟대였다. 이후로도 몇 마리가 더 올라왔는데, 매운탕거리로 그만이라며 쿨러에 챙겨 넣었다.
30분쯤 지나 첫 대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40㎝ 남짓 되는 잔챙이였다. 이때부터 고만고만한 씨알이 잇달아 올라왔다. 김창훈 선장은 “초겨울까지는 덩치급이 마구 쏟아지더니 12월 중순을 지나면서 갑자기 ‘애구(씨알 잔 대구)’가 설치고 있다. 회유성이 강한 대구는 어군에 따라 씨알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듯하다. 하지만 간간이 1m에 육박하는 왕대구가 걸려들므로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좀처럼 덩치급이 나오지 않자 김창훈 선장은 좀 더 깊은 곳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수심이 100m 이상 나왔다. 다들 메탈지그를 400~450g 짜리로 바꿔 내렸다. 그럼에도 조류가 빨라지면서 여기저기서 채비가 엉켰다.
이런 와중에 서울에서 온 황재중씨의 낚싯대가 크게 휘었다. 굵은 씨알임을 직감하고 저속감기로 천천히 끌어올려 단번에 뜰채로 담았다. 70㎝를 훌쩍 넘는 대구가 육중한 덩치를 꿈틀거리는 모습에 다들 눈빛이 살아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에서 온 꾼이 비슷한 사이즈를 한 마리 끌어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지만 이후로는 다시 씨알이 잘아져 50㎝ 안팎만 나왔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후 3시경 낚싯대를 접었다. 조과를 살펴보니 적게는 서너 마리, 많게는 예닐곱 마리씩 낚았다.

80㎝에 육박하는 왕대구를 끌어낸 황재준씨. 여기저기서 잔 씨알만 올리는 와중에 묵직한 손맛을 즐겨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능숙한 낚시실력을 뽐내며 줄기차게 대구를 뽑아 올린 부산꾼. “이 정도는 돼야 대구라고 부를 만하지요!”

삼척앞바다에는 ‘짬’이라 불리는 대구지깅 포인트가 숱하게 많다. 선장이 당일 낚시여건을 고려해 확률 높은 곳으로 안내한다.

100m 전후로 깊은 수심을 공략하려면 전동릴이 필수다. 원줄은 PE라인 3~4호를 쓰는데, 밑걸림에 대비해 200m 이상 감아야 한다.

메탈지그는 350~450g이 널리 쓰인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를수록 무거운 메탈지그가 필요하다. 한 배에 탄 꾼들이 같은 호수를 써야 채비 엉킴이 덜하다.


어시스트훅이 대구 몸통에 걸려 올라오는 특이한 경험을 한 문상준씨. “고패질 도중 운 좋게 걸린 것 같네요. 대구에겐 미안하지만 기분 좋습니다!”

“씨알이 영 마음에 안 드네요!” 50㎝급 대구가 올라오자 실망스런 표정을 지은 경기도 용인 루어플라이하우스 김도현 실장.

대구는 탐식성이 강해 잔 씨알도 제 몸집만한 메탈지그를 한 입에 덮친다.
전용장비 갖추면 쉽고 재밌다
대구지깅을 해보지 않은 꾼들은 어렵고 힘든 낚시라는 편견을 갖기 쉽다. 그도 그럴 것이, 난바다에서 100m 전후 수심을 공략하려면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용장비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대구를 낚을 수 있다. 우럭외줄낚시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낚싯대는 지깅전용대를 쓰는 게 기본이다. 선상우럭대도 괜찮다. 릴은 예전에는 대형 스피닝릴을 널리 사용했지만, 체력 소모가 큰 단점으로 인해 요즘은 전동릴이 대세다.
원줄은 3~4호 PE라인을 200m 이상 감아야 한다. PE라인은 가늘면서도 강도가 뛰어나 깊은 수심을 공략하는 데 필수다. 나일론줄을 쓰면 조류에 밀려 옆사람 채비와 엉키기 일쑤고, 입질이 와도 감지하기가 쉽지 않다.
쇼크리더는 카본 소재 12~16호를 한 발(1.5m) 정도 연결하면 무난하다. 수중암반이 크고 험한 곳에서는 3m 이상 길게 쓰기도 한다.
메탈지그는 350~450g이 널리 쓰인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를수록 무거운 메탈지그가 필요하다. 밑걸림에 대비해 5개 이상 챙겨야 한다. 또한 주변 꾼들과 같은 무게를 써야 채비 엉킴을 줄일 수 있다. 메탈지그 앞뒤로는 어시스트훅을 2~3개씩 다는 게 보통이다. 유인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피나 꼴뚜기루어를 덧달기도 한다.



채비 엉킴이 잦으면 시간과 체력 소모가 커 조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채비를 내리고 걷을 때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심이 100m 이상이면 보통 400~450g 메탈지그를 쓴다. 가벼운 메탈지그는 조류에 밀려 사선으로 가라앉으므로 옆사람 채비와 엉키기 쉽다.

대구가 걸려들면 가볍게 챔질한 후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릴을 감아야 바늘이 벗겨지지 않는다.

조류를 등지고 배 한쪽에서만 낚시하므로 꾼들끼리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입질 유도와 랜딩 요령
포인트에 도착하면 선장 신호에 맞춰 동시에 채비를 내린다. 메탈지그가 바닥에 닿으면 곧바로 릴을 서너 바퀴 감아 바닥에서 띄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늦으면 밑걸림이 생기기 쉽다.
채비가 정렬되면 고패질을 통해 바닥을 반복해서 찍는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를수록 큰 동작으로 낚싯대를 들었다 놓아야 유인효과가 크다. 대구가 머물고 있는 100m 전후 수심은 빛이 거의 들지 않으므로 메탈지그가 움직이는 파장을 통해 입질을 유도하게 된다.
대구가 메탈지그를 덮치면 순간적으로 묵직하게 당기는 느낌이 든다. 이때 간결하게 챔질하고 낚싯대를 세워 원줄을 팽팽하게 만든 상태로 릴을 감는다. 씨알이 굵을수록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감아 올려야 바늘이 벗겨질 위험이 적다. 대구가 수면에 뜨면 뜰채로 담아 마무리하는 게 안전하다.

첫 입질에 횟대가 올라오자 익살스런 포즈를 취한 ‘빅원피싱클럽’ 회원 백산씨. 둑중개과에 속하는 횟대는 동해안 수심 100m 전후 암반지대에 서식한다. 매운탕거리로 인기가 높다.

장호항으로 돌아와 굵은 대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백산씨와 김도현씨.
201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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