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미천 점농어 미스테리 추적
2014-05-28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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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미천 점농어 미스테리 추적
충격 제보!
“내륙 한복판 작은 하천에 농어떼가 나타났다!”
작년 여름 첫 출현, 올해도 4월부터 꾸준한 입질…
원인 두고 의문 증폭, 그런데….
바다낚시&씨루어 5월호 마감이 마무리돼 가던 4월 13일 오후 8시 경 신신낚시 울산 무거점 회원 김동우씨로부터 놀라운 제보가 날아들었다. 바다와 100㎞ 이상 떨어진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하천인 안동 ‘미천’에서 배스루어낚시 도중 바닷물고기인 점농어를 4마리나 걸어냈다는 얘기였다. 기자는 5월호 마감이 끝남과 동시에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고, 지난 4월 25일에는 이번 미스테리 사건의 제보자인 김동우씨와 함께 직접 ‘미천’을 찾기도 했다. 바닷물고기인 점농어가 내륙인 안동의 작은 하천에서 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신중대 기자
안동 ‘미천’ 하류인 ‘광연교’ 일대에서 점농어를 마릿수로 낚았다는 제보를 접한 기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 물고기가 실제로 점농어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제보자인 김동우씨가 제시한 증거는 4월 13일 오후 7시 경 광연교 서쪽 교각 아래 강둑에서 걸어낸 점농어를 찍은 현장 사진이었다.
초록색 풀잎 위에 놓여 있는 사진 속 물고기를 확인해 보니 체형, 생김새, 체색 모두 점농어가 분명했다.
점농어, 민물에 적응하는 능력 탁월
다음으로 점농어가 민물에서도 살 수 있는지 조사했다. 바닷물고기인 점농어가 기수역도 아니고 100% 담수인 강에서 낚였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든 의문이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발행한 어류도감부터 확인했다. 점농어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농어 3종(농어, 점농어, 넙치농어) 중 민물에 적응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신문 뉴스 기사를 통해 양식 강국인 대만과 일본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민물에서 점농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 1월 국립수산진흥원에서 점농어 민물 양식법을 개발했고, 이후 기술 보급이 빠르게 이뤄져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담수 양식이 성행 중이다.
점농어가 가진 우수한 민물 적응 능력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도 많다. 지난 2008년 9월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입구가 막힌 인천 강화도 소재 저수지에서 미터급 점농어가 낚여 큰 화제가 됐던 게 대표적이다.

낙동강 지류인 안동 ‘미천’ 광연교 일대에서 점농어가 낚이고 있다는 소식을 기자에게 제보했던 신신낚시 울산 무거점 회원 김동우씨.


4월 13일 오후 6시 경 김동우씨기 미천 광연교 아래 강둑에서 배스를 노리다 낚은 40㎝급 점농어. 체형, 생김새, 체색 모두 점농어가 분명하지만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하천에서 배출돼 처음에는 배스로 오인받기도 했다.
4월 25일 미천 광연교 일대 현장 답사
지난 4월 13일 안동 ‘미천’에서 점농어를 마릿수로 낚았다는 제보가 사실임을 확인한 기자는 4월 25일 오후 2시 경 이번 사건의 제보자인 김동우씨와 함께 ‘광연교’ 일대를 찾았다.
김동우씨가 플로팅 타입 펜슬베이트로 35~40㎝ 점농어 4마리를 연달아 걸어냈던 ‘광연교’ 서쪽 교각 아래를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 동안 북쪽 제방지대, 남쪽 강둑, 동쪽 교각 주변을 꼼꼼히 탐색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날은 끝내 점농어를 끌어내지 못 하고 낚싯대를 접어야 했다. 농번기를 맞아 주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강물을 뽑아 올리면서 며칠 새 수위가 눈에 띄게 낮아진 게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성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우선 강 중간 지점에서 점농어 7~8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현지에서 만난 낚시인으로부터 점농어가 작년 여름부터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도 큰 성과였다. 실제로도 점농어 출현 시점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단초가 됐다.


지난 4월 25일 기자와 함께 미천 점농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광연교 일대를 다시 찾았던 김동우씨.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부지런히 낚시했지만 아쉽게도 끝내 점농어를 낚지 못 하고 낚싯대를 접어야 했다.


취재 당일(4월 25일) 오후 3시 경 광연교 위에서 카메라에 담은 미천 점농어 무리. 몸을 숨길 수 있는 규모 큰 바위나 수몰나무 같은 장애물이 없다 보니 낮 시간 내내 수심이 가장 깊은 강 중간 구역에 머물며 천천히 유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낮이라 경계심이 강해서인지 강둑 가장자리로는 쉽게 접근하지 않았다.
미천 점농어,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현장 취재를 통해 미천에 실제로 점농어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자가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바닷물고기가 어떤 이유로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하천에서 살게 되었는가 하는 의문이었다.
가설은 최종 3가지로 압축됐다. 첫 번째는 점농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왔다는 설이다. 하지만 점농어가 배출된 미천 하류 ‘광연교’ 일대는 바다에서 100㎞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강을 거스러왔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두 번째 가설은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방류됐다는 것이다. 이 가설은 한겨레신문 2014년 1월 16일자 ‘외래어종 퇴치… 꺽지 · 점농어가 맡는다’는 기사를 근거로 했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민물고기연구소가 2009년부터 수조에서 육식성 어류인 꺽지와 점농어를 이용해 블루길과 배스를 퇴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 특허출원을 앞두고 있다는 게 기사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에 문의한 결과 아직까지는 외래 어종 퇴치 목적으로 점농어를 하천에 방류한 사례가 없었다.
마지막 가설은 양식장에서 흘러나온 점농어가 적응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점농어가 담수에서 양식이 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가장 유력한 가설이었다.
실제로도 미천 주변에는 양식장이 서너 곳 영업 중이었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그중 한 곳, 의성군 단촌면 세촌리에 위치한 양어장에서 점농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덧붙여 지난해 봄에 점농어를 키우던 대형 사육 탱크가 파손되면서 상당수 개체가 미천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사실도 확인을 했다.
바다와 100㎞ 이상 떨어진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미천 하류 ‘광연교’ 주변에 바닷물고기인 점농어가 살게된 사연은 그러했다.

2013년 8월에 미천에서 낚인 점농어들. 미천에서 점농어가 낚이기 시작한 건 2013년 여름부터다. 강에서 바닷물고기인 점농어가 올라오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지만, 당시엔 그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으면서 이슈가 되지 못 했다. 작년 여름~가을에 낚인 점농어는 길이가 30㎝ 정도였지만 그새 몸집이 불어 지금은 35~40㎝가 주종이다.

201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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