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낚

코털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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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valign="top" bgcolor="ffffff" class="context_bk">책상 위엔 과제를 마구 흐트려놓고 
깜빡잠을 잠시 잔 것 말고는 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하곤 식탁에 앉았다.
식탁 위엔 미나리 한 주먹이 초장과 함께 나왔다.
싱싱한 채소를 좋아하는 난 
마치 소처럼 그것들을 한 웅큼씩 말아쥐고 쿡쿡 찍어먹었다.
향기가 너무 상큼하고 좋았고 우둑우둑 씹히는 느낌도 좋았다.
그리고 미역국에 약간의 밥을 말아서 후루룩 마시듯 밥 한 그릇을 해치웠다.

아침에 느끼는 약간의 포만감이 나도 모르게 힘이 된다.
포트에 물 확인을 하곤 버튼을 눌렀다.
588스타일로 커피 한 잔을 탔다.
너무 맛있다.
말없이 옆에서 소같은 식사를 즐기는 날 보던 집사람이 
쌩뚱맞은 한 마디를 던졌다.
"당신의 얼굴에서 심술이 줄줄 흘러요"
커피를 들이키다 욱~할뻔 했다.
"뭐라고?"
"심술이 흐른다고요~!"

이게 무슨...
난데없는 소리인가?
"내가 왜?"하고 항변을 했더니 
"전엔 내가 참 착한 사람이랑 살고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랬는데?"
"요즘은 당신을 보면 심술이 주르르 흐르는 사람하고 살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지?"
"먹는 걸 봐도 그런 게 느껴져요~!!"

갑자기 기분이 언짢아졌다.
씨~
너무 왕성하게 먹었나...?
에이, 좀 품위있게 먹을 걸 그랬어~
아무튼 옛날부터 어디서든 뭘 먹으면 맛있게 먹는다는 소릴 들었던 난
집에선 무엇이든 잘 먹는다.
집엔 늘 먹을 게 없어서 탈이지만....^^

하긴 갓 잠에서 깬 듯한 산발 머리를 하고 
또 늙수그레한 내복차림에다 식탁에 앉아 우거지처럼 미나리를 씹어댔으니 
어쩌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아마 내가 아내였으면 남편의 그런 모습을 보고 더 심한 생각을 했으리라.

빨리 나서자...
오늘은 꼭 세차를 해야겠다. </td>

</tr>
								</tbody></table>

</bod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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