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찌낚시 반유동에서 전유동 넘어가기12
저수온기 대물벵에돔 전유동으로 낚아보자
직벽, 수중여, 테트라포드 등 포인트 유형 따라 채비 구성과 운용방법 달리하는 게 핵심
이맘때 추자군도나 여서도 등 먼바다 섬에서는 심심찮게 대물벵에돔이 솟구친다. 물론 마릿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40㎝ 이상이 주종이고 5짜도 곧잘 걸려들기 때문에 마음먹고 노려볼 만하다. 다만 수온이 연중 최저로 떨어지는 시기다 보니 가볍고 예민한 전유동채비를 사용해 바닥층 위주로 탐색해야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다.
벵에돔은 밑밥을 이용해 띄워 낚는 게 기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이 수온이 낮은 시기에는 벵에돔이 밑밥에 반응하길 기대해선 안 된다. 벵에돔이 머물고 있는 은신처로 미끼를 가라앉혀 자연스런 유인동작으로 입질을 유도하는 것이 확률 높은 공략방법이다. 이맘때 대물벵에돔 출현이 잦은 포인트 유형별로 어떻게 채비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알아보자.
수심 10m 이상 직벽
0.5호 구멍찌에 좁쌀봉돌 분납해 벽면 더듬어야
갯바위가 가파르게 깊어지는 지형은 대형 벵에돔을 만날 확률이 높은 1순위 포인트로 꼽힌다. 바닥과 만나는 지점에 골이나 턱이 발달해 있어 좋은 은신처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수심이 10m 이상은 나와야 한다. 이보다 얕은 곳은 수온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한겨울에는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직벽에서는 채비를 갯바위 벽면에 붙여 바닥까지 가라앉혀야 탐색효과가 극대화된다. 따라서 전유동을 구사하더라도 채비가 너무 가벼우면 안 된다. 조류가 갯바위에 부딪혀 흘러나가는 반탄류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휘말리지 않고 벽면을 타고 내려갈 수 있도록 채비를 만들어야 한다.
어신찌를 선택하기에 앞서 밑채비 구성부터 생각해보자. 수심이 깊고 조류가 강하게 받히는 곳에서는 목줄에 좁쌀봉돌을 여러 개 분납해야 한다. 채비 내림을 원활히 하려면 목줄 상단에 무거운 봉돌을 달고, 탐색성과 감도를 높이려면 바늘 가까이 무거운 봉돌을 달면 된다.
대개 2B~4B 봉돌을 조합하기 때문에 어신찌는 0.5호 이상을 써야 한다. 적당히 잔존부력이 있어야 상황 변화에 따라 좁쌀봉돌을 가감하기 쉽다. 채비가 중층 이하로 가라앉으면 뒷줄견제를 통해 미끼에 자연스런 움직임을 주면서 바닥까지 탐색하면 된다.
멀리 떨어진 큰 수중여
00나 000찌 사용한 잠길조법으로 훈수지대 탐색
갯바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솟은 큰 수중여 주변에도 대물벵에돔이 머물고 있을 확률이 높다. 본류대나 물곬이 지나는 길목이라면 더욱 좋은 여건이다. 거센 조류가 수중여에 부딪히면서 형성되는 훈수지대를 공략하면 당찬 손맛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수중여가 멀수록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전유동채비는 부피 큰 찌가 표층조류를 타고 흘러가기 때문에 수중여를 벗어나기 일쑤고, 밑밥과 동조도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00(투제로)나 000(쓰리제로)찌를 사용해 채비 전체를 가라앉혀 속조류를 타고 흘러가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수중여 주변 수심이 10m 내외고 조류가 적당히 흐른다면 00찌로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이보다 깊고 조류가 빠를 때는 000찌를 쓰는 게 낫다. 갯바위에서는 이보다 침력이 큰 찌는 밑걸림이 잦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잠길찌채비에는 좁쌀봉돌을 달지 않는 게 기본이다. 목줄은 2m 정도로 짧게 연결하면 된다. 채비를 캐스팅한 후 낚싯대 끝을 수면 아래로 강하게 당겨 원줄의 표면장력을 제거하면 한결 채비 흐름이 원활해진다. 조류 세기에 따라 풀려나가던 원줄이 어느 순간 멈추면 채비가 훈수지대로 흘러든 것이므로 이때부터 뒷줄을 잡았다 놓는 식으로 유인동작을 연출하면 된다.
테트라포드 깔린 대형 방파제
B~2B 구멍찌에 좁쌀봉돌 조합해 역으로 탐색해야
테트라포드가 깔린 대형 방파제 주변에는 붙박이 벵에돔이 상당히 많다. 다만 물밑 테트라포드 틈새에 몸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여간해선 낚아내기 어렵다. 밑밥에도 잘 반응하지 않으므로 은신처를 직공하는 수밖에 없다.
가장 효율적인 공략법은 가벼운 전유동채비를 멀리 캐스팅해 가라앉힌 상태로 천천히 끌어들이며 물밑 테트라포드 구석구석을 더듬는 것이다. 방파제는 조류가 그리 빠르지 않기 때문에 B~2B 구멍찌와 탐색형 수중찌를 조합하고, 목줄 아래쪽에 좁쌀봉돌을 달면 충분히 바닥까지 가라앉힐 수 있다. 채비가 무거우면 탐색 과정에서 밑걸림이 잦아 불리하다.
채비를 던진 직후에는 원줄을 여유 있게 풀어 신속히 정렬되도록 해야 한다. 미끼가 바닥층에 도달했다 싶으면 원줄을 팽팽하게 감고 천천히 릴을 감으면서 물밑지형을 더듬으면 된다. 간간이 낚싯대를 당겼다 놓는 식으로 유인동작을 연출하면 주변에 있던 벵에돔이 반응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공략패턴을 여러 번 반복해 입질이 없으면 자리를 옮겨가면서 너른 구역을 탐색하는 게 좋다.
▲작년 12월 말 제주 서귀포 문섬에서 전유동채비로 5짜 벵에돔을 낚은 꾼. 겨울시즌에는 가볍고 예민한 전유동채비로 깊은 수심을 탐색하면 굵은 벵에돔을 만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