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갯바위낚시 체험기
2014-02-04 11:02:29
member photo 디낚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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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갯바위낚시 체험기 

“한국과 흡사한 환경에서 힘 센 감성돔 만났습니다!”

야경이 아름다운 세계적 해양 도시… 현지 낚시인들의 높은 열정 확인 


필자는 지난 12월 6일부터 9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대륙 남동부에 있는 특별행정구인 홍콩에 다녀왔다. 관광을 겸해 홍콩 바다낚시 시장 상황을 둘러보고 오자는 일본 다이와 필드테스터 오카다 겐지의 요청으로 이뤄진 방문이었다. 전 한국다이와 사장이자 현 홍콩다이와 사장으로 있는 아베 코이치를 오랜만에 만나 홍콩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현지 갯바위낚시를 체험해보는 기회도 가졌다. 

민병진 
한국다이와 필드테스터ㆍ(사)한국스포츠피싱제로FG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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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먼저 홍콩 시내에 있는 일반 낚시점과 다이와 직영점 두 곳을 둘러보았다. 일본이나 한국의 대형 낚시용품 체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제품 구색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홍콩은 아직까지 신흥 시장으로 꼽히지만 세계적인 무역항인 덕분에 아시아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발전 속도가 빠른 듯했다. 아베 코이치 홍콩다이와 사장은 홍콩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유명 낚시 메이커들이 두 달에 한 번 꼴로 낚시 강연회와 대회를 치르고 있을 정도로 홍콩 시장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한다. 또한 홍콩은 자체 시장 규모도 상당하지만 외국의 선진 낚시 문화와 우수한 제품들을 중국 대륙으로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현지 낚시점에서 일본 고가 낚시용품을 이미테이션한 이른바 ‘짝퉁’ 브랜드와 용품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는 사실이다. 홍콩에서 손꼽히는 낚시잡지들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비키니 차림의 젊은 여성들을 모델로 내세운 잡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현지 출조 가이드를 맡아준 ‘조어’라는 낚시잡지 사장은, 홍콩에서는 30대 젊은 세대들이 주도적으로 감각적인 낚시잡지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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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빅토리아 항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갯바위에서 철수를 한 시간여 앞두고 37㎝ 감성돔을 낚은 필자. 입질이 약아 고전하다 00(투제로) 잠길찌 채비로 기어이 한 마리 꼬셔냈다. 체고가 높아 그런지 우리나라 5짜 감성돔 못지 않을 정도로 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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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방문을 제안한 일본 다이와 필드테스터 오카다 겐지. 자신이 즐겨 쓰는 2단찌 채비로 4짜급 감성돔을 낚고서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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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치급 감성돔을 낚은 홍콩 현지 낚시인. 현지인들은 주로 반유동채비를 사용했는데, 낚시터 여건상 어신을 파악하는데는 반유동이 전유동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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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에 비해 유난히 체고가 높은 홍콩 감성돔. 홍콩 갯바위에서는 일반 감성돔 외에도 새눈치와 남방감성돔도 낚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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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갯바위 공략에 나섰던 일행들이 감성돔 조과를 펼쳐 놓고 포즈를 취했다. 이날 출조를 통해 현지 낚시인들의 높은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콩 갯바위에서 감성돔을 만나다

홍콩 방문 마지막 날 현지 낚시인들의 안내를 받아 갯바위낚시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이날은 오카다 겐지, 아베 코이치 사장과 자발적으로 합류한 홍콩 현지 낚시인 서너 명이 함께 출조했다. 
목적지는 빅토리아항에서 낚싯배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정확한 지명은 기억나지 않고 중국 본토가 멀리 보이는 접경지대였다. 해상 검문소에서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은 물론 현지 사람들까지 철저하게 신원을 확인한 후에야 갯바위에 내릴 수 있었다. 
우리가 낚시한 곳은 일본 시마노사의 감성돔 전문 필드테스터인 오우치씨가 한 달 전쯤에 마릿수 감성돔을 낚은 곳이라고 했다. 갯바위 지형이나 물색, 조류, 물밑 여건 등이 한국 근해나 대마도 아소만과 흡사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다만 낚시꾼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티끌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깨끗했다. 고속 해경 순시선이 수시로 갯바위 주변을 돌며 순찰을 하는 것이 특이했다.   
아열대 기후인 홍콩은 겨울에도 기온이 15℃ 안팎을 기록하는데 우리나라 봄날씨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갯바위 감성돔낚시의 경우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본격 시즌이다. 우리가 낚시한 때는 이제 막 대물 시즌이 열리는 시기로 활성도가 대체로 낮았다. 
홍콩 갯바위에서는 세 종류의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감성돔과, 새눈치, 그리고 아열대 기후에 분포하는 남방감성돔(측선 위 비늘렬수가 4.5열이다)이다. 현지 사람들이 ‘슈퍼 감성돔’이라 표현하는 60㎝ 이상급을 만나려면 좀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종류라도 홍콩 감성돔은 유난히 체고가 높아 크기에 비해 훨씬 힘이 세다. 
이날 낚시한 결과 출조객 대부분이 감성돔을 낚아 손맛을 즐겼다. 현지 낚시인들과 아베 코이치 사장은 반유동채비로 입질을 받았고, 오카다 겐지는 고유의 2단찌 채비로 씨알 좋은 감성돔을 뽑아냈다. 00(투제로) 잠길찌채비를 고수한 필자도 철수 시간을 1시간여 앞두고 38㎝ 감성돔을 낚았는데 어찌나 힘이 좋은지 ‘5짜’에 뒤지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다 우리나라 내만권과 비슷한 낚시 여건 때문에 감성돔 입질이 약았던 탓에 풍성한 마릿수 조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현지 낚시인들의 장비와 채비, 낚시기법 등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그들도 일본이나 한국에서 유행하는 릴찌낚시 기본 지식과 테크닉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 또한 여러 면에서 낚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갯바위낚시 문화와 매너 면에서는 다소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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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깅으로 1㎏급 대형 무늬오징어를 낚은 홍콩 낚시인. 홍콩에서도 최근 바다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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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광지? 

관광 차 홍콩 시내 곳곳을 둘러보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야경을 만들어내는 초고층빌딩 이면에는 서민들의 남루한 도시생활의 고단함이 깃들여 있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곳인 만큼 빈부의 격차가 유난히 커 보였다.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관광지로서 매력도 별로였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볼거리가 마땅찮았다. 단 하나, 빅토리아항의 야경은 소문대로 눈부실 만큼 아름다웠다. 
우리나라 남대문시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재래시장과 노천식당이 즐비한 밤거리를 누볐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 일본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남성보다 능력 있고 일을 잘 하지만 꾸밀 줄 모르고 무뚝뚝한 홍콩 여성들의 모습도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는 옛날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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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거리의 명물로 꼽히는 2층 노면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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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재래시장에서 팔고 있는 이름 모를 식자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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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야간 노천카페에서 술과 음식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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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있는 다이와 직영점 두 곳에서 일하고 있는 아베 코치치 사장(가운데)과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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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서민 아파트(왼쪽)와 중산층 아파트. 현대식 고층아파트는 6~1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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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항 부근 공원에서 만난 이소룡의 동상.

201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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