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부력찌로 깊은 수심ㆍ거친 조류 정면 돌파!

기자는 거제 나이스낚시 배기진 대표와 SNS 친구다. 거제권 감성돔낚시 조황이 주춤한 1~2월에 배기진 대표가 감성돔 조과 사진을 SNS에 꾸준히 올렸다. 도대체 이시기에 어디서 감성돔을 그렇게 낚아내는지 궁금해 전화를 걸었다. 배기진 대표는 낚시점 단골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바다낚시동호회 ‘능포낚시회’ 회원들과 겨우내 여차 소병대도로 출조하고 있는데 거의 매번 감성돔 손맛을 본다고 말했다. 비결이 더욱 궁금해져 취재 약속을 잡고 2월 말 거제도를 찾았다. 

  

취재일 새벽 4시에 거제도 능포동에 있는 나이스낚시에서 배기진 대표와 능포낚시회 회원들을 만났다. 여차항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배기진 대표는 자신과 회원들은 소병대도에서 3~5호 구멍찌 반유동채비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3호 이상이면 참돔낚시에서나 쓰는 거 아니냐며 놀라워 하니, 어설픈 고부력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 포인트가 많아 자신들 외에도 초고부력찌를 선호하는 현지꾼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여차항에서 5시경 낚싯배를 타고 근래 조황이 가장 좋다는 소병대도 구멍섬으로 향했다. 배기진 대표는 회원 한 명과 구멍섬 4번 자리에 내렸으며, 이은춘씨를 비롯한 회원 3명은 삼각여를 포인트로 정했다. 기자는 배기진씨와 이은춘씨가 전날 감성돔을 10마리나 낚았다는 삼각여에 따라 내렸다. 

이은춘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갯바위낚시를 즐기는 열혈꾼으로 2008년 본지에서 시상하는 볼락부문 연간 최대어상 1위에 오른 이력도 있다. 그는 망설임 없이 5호찌를 꺼내 반유동채비를 만들었다. 전날도 같은 채비로 마릿수 조과를 거뒀다고 했다.   

북서풍이 제법 차가웠으나 낚시 여건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입질이 없었다. 초고부력채비로 빠르고 복잡한 조류에 맞서 낚시자리 주변 바닥층을 샅샅이 훑었지만 끝내 감성돔을 만나지 못하고 오전 11시 30분경 낚싯대를 접었다. 

철수배를 타고 구멍섬 4번자리로 가보니 배기진 대표가 혼자 45㎝를 비롯한 감성돔 3마리를 낚아 놓고 있었다. 3호찌 반유동채비로 30~40m 떨어진 먼 지점을 공략해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인근 3번 자리에서도 4짜 감성돔이 두 마리 낚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포인트 모두 중들물인 오전 8시~9시 30분 사이에 입질이 집중됐다고 했다. 

누렁섬(석문도)을 바라보는 구멍섬 삼각여에서 감성돔을 공략하는 낚시인들. 구멍섬을 비롯한 소병대도는 물색이 적당히 흐려지는 사리~13물이 감성돔낚시 황금물때며, 날물보다 조류가 완만한 들물에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3월 초 현재 여차권 감성돔 조황을 주도하는 낚시터는 구멍섬, 촛대바위, 줄여 등 소병대도 일대다. 보통 3월 들면 부속섬에서 본섬으로 입질 구역이 넓어지며 감성돔낚시가 피크를 맞는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전개가 한물때 정도 더디기 때문에 전문 가이드들은 3월 중순은 돼야 전역에서 고른 조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소병대도 감성돔 포인트는 대부분 수심이 10m 이상으로 깊고, 도랑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류가 빠를 때도 많다. 3호 이상 되는 초고부력찌로 만든 반유동채비는 채비 정렬이 빠르고 밑채비 안정감이 높기 때문에 조류가 빠른 포인트에서 바닥층을 공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1~2호찌를 썼을 때보다 밑채비가 공략지점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입질 받을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잔존부력과 입수 저항이 크다는 건 단점이다. 배기진 대표는 초고부력찌를 사용할 때는 잦은 뒷줄견제로 이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3~5호찌를 사용하면 어신이 잘 나타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조류가 시원하게 흐를 때는 잔존부력이 많이 남아 있어도 찌가 시원하게 사라집니다. 문제는 낚시 여건이 나쁠 때입니다. 수온이 떨어지거나. 조류 흐름이 약해지거나, 물색이 맑아져 감성돔 경계심이 높아지면 입질할 때 이물감에 민감해집니다. 이럴 때는 뒷줄견제를 자주해야 합니다. 뒷줄을 당겨 미끼에 자연스런 움직임을 연출하면 시원한 입질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낚시를 하다보면 뒷줄견제 직후 입질이 전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취재일 걸어낸 감성돔 3마리 중 2마리도 이런 방법으로 낚았습니다. 뒷줄견제를 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손으로 낚싯줄을 잡아당기거나 낚싯대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초고부력찌를 쓰면 그만큼 밑채비가 무겁기 때문에 낚싯대를 1~2m 정도 드는 게 효과적입니다. 손으로 원줄을 잡아당기는 방법으로는 밑채비에 움직임을 주기 어렵습니다.”  

취재일 구멍섬 4번자리에서 낚인 감성돔을 들고 포즈를 취한 이유연, 배기진, 이은춘씨. 현지 단골꾼인 이들은 지난 겨울부터 여차권에서 3~5호찌 반유동채비로 잦은 손맛을 보고 있다.  

구멍섬 3번자리에서 4짜 감성돔 두 마리로 손맛을 진하게 본 대전꾼 한인구씨. “이런 희열을 맛보기 위해 먼 길 마다않고 거제도 여차까지 달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