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 오가는 길목 거미여를 사수하라! 

거미여는 동쪽으로는 초도군도, 서쪽으로는 덕우도, 남쪽으로는 황제도, 북쪽으로는 금일도에 둘러 싸여 있다. 근거리와 중장거리 섬 사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반경 5㎞ 이내에는 다른 섬이 전혀 없기 때문에봄철 근거리로 이동하는 감성돔이 잠시 머물기 좋은 여건이다. 

거미여에서는 가을부터 봄까지 감성돔낚시가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피크는 가을~초겨울과 봄이다. 3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이어지는 봄 시즌은 굵은 씨알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감성돔이 머무는 기간이 길지 않아 조황 기복이 있고, 많은 개체들이 내만으로 이동하고 나면 한 달 정도 비수기를 맞는다. 

그렇다면 손맛 볼 확률이 가장 놓은 시기는 언제일까? 정답은 감성돔이 중장거리에서 내만으로 올라붙는 초봄과, 내만에서 빠지기 시작하는 늦봄이다. 문제는 수시 출조가 이뤄지는 곳이 아니라 현지 가이드들도 정확한 거미여 조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스스로 출조 적기를 정해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거미여 같은 길목낚시터는 근거리와 중장거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근 낚시터 조황을 살피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초봄에는 황제도와 장도 등 중장거리 조황이 떨어지기 시작해야 손맛 볼 확률이 높고, 늦봄에는 금일도와 생일도 등 근거리 낚시터 감성돔낚시 피크가 끝날 때를 주목해야 한다. 내만권 조황이 절정일 때는 출조하지 않는 게 좋다. 

거미여에서는 서쪽 허리 일대, 북동쪽 직벽, 동쪽 새끼 거미여에서 감성돔낚시가 이뤄진다. 평균 수심은 10m 이내로 얕다. 넓은 바다에 홀로 솟은 바위섬이라 조류가 빠른 편이므로 12~3물이 황금물때며, 사리 전후에는 조황이 떨어진다.

거미여에는 감성돔낚시가 가능한 포인트가 예닐곱 군데 있다. 평균 수심은 5~7m며, 동쪽으로 20m 정도 떨어진 새끼 거미여 사이 물곬은 최대 18m 정도로 깊다. 서쪽에 있는 거미여 허리 일대는 넓고 반반한 갯바위가 많고 섬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야영낚시 포인트로 더없이 좋은 여건이다. 

거미여는 넓은 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라 조류가 빠른 편이다. 그러므로 조금 전후가 황금물때로 통하며, 사리 전후에는 본류대가 밀려드는 경우가 많고 물색도 흐려 조황이 떨어진다. 

고부력찌 반유동채비로 갯바위 근처를 노리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낚시자리에서 멀어지면 바닥이 뻘이므로 본류대에 태워 흘리는 방법으로는 좋은 조과를 거두기 어렵다. 

4~5월이면 장흥 근거리에서도 감성돔낚시가 피크를 맞는다. 대표적인 낚시터는 생일도, 금일도, 다랑도, 소다랑도, 부도, 섭도, 충도, 신도, 대사도, 소사도 등지다. 

올해는 4월 초 현재까지 이렇다 할 조황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3월 말부터 발생한 흙탕물이 여전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장흥권 근거리에서는 연중 조수간만차가 가장 크고 북서풍이 강하게 이는 음력 2월경이면 짙은 흙탕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도 3월 말 들어 흙탕물이 졌는데, 아직 사라지지 않고 애를 먹여 제대로 된 출조 한번 못했습니다. 4월 중순 들어 물색이 회복되면 근거리 감성돔 조황이 가파르게 살아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베테랑 가이드인 장흥 반도낚시 백남선 대표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