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을시즌을 맞아 동서남해 전역에서 손맛 향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감성돔이 주인공인 계절이지만 먼바다에선 여전히 힘센 여름어종들이 활개를 치는 중입니다. 이달 최대어상 무대도 추자에서 솟구친 ‘어뢰급’ 부시리와 5짜 벵에돔이 맞붙게 됐습니다. 무려 140㎝에 달하는 부시리의 압도적인 파워를 벵에돔이 당해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지난 9월 10일 네이버카페 ‘팀스미스’ 매니저인 이종훈씨가 추자군도 개린여에서 140㎝ 부시리를 제압했습니다. 빅게임 마니아로서 평생 잊지 못할 파이팅을 펼쳤습니다. 갯바위에서 지깅으로 이만한 부시리를 끌어낸 것은 실로 놀라운 일입니다. 

전날 염섬에서 몸을 푼 이종훈씨는 10일 오전 일찌감치 날물을 보기 위해 개린여에 내렸습니다. 쇼어지깅용 10피트 낚싯대에 3호 PE라인을 감은 6000번 드랙릴을 장착하고, 쇼크리더로 60파운드 나일론사를 3m 연결해 40g 펜슬베이트를 묶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대형 부시리를 상대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날이 샐 즈음 80㎝급 부시리를 잇달아 끌어내고 한동안 입질이 끊겼습니다. 간조가 다 된 오전 7시경 멀리서부터 빠르게 루어를 감아들이는 도중 등지느러미를 세운 거대한 부시리가 따라와 덮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곧장 강하게 챔질하고 파이팅에 돌입했습니다. 

무려 20여분에 걸쳐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펼친 끝에 녀석을 수면에 띄웠습니다. 어뢰처럼 육중한 몸을 뒤척거리며 끌려오는 모습에 숨이 턱 막혔습니다. 무사히 갯바위로 올리고 보니 이제껏 낚은 그 어떤 부시리보다 덩치가 컸습니다. 

이종훈씨가 접수한 계측사진을 확인해 길이를 140㎝로 인정했습니다. 이를 부시리 기준체장인 120으로 나누니 1.1667이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9월 20일 다시 추자군도에서 대물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푸렝이 연등에 내린 목포 상어낚시 회원 조규근씨가 5짜 벵에돔을 낚아낸 것입니다. 초가을에 이처럼 굵은 벵에돔이 출현했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이날 새벽 일행과 함께 푸렝이 부속여인 연등에 내린 조규근씨는 대물벵에돔을 노리고 채비를 꾸렸습니다. 1.7호 낚싯대에 3호 원줄과 2호 목줄을 연결하고, 0찌를 달아 상층부터 중하층까지 폭넓게 탐색했습니다. 

날이 샐 무렵 강력한 입질이 잇달아 전해졌습니다. 낚싯대를 세우고 맞대결을 펼쳤지만 몇 번이나 허무하게 목줄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니 있다 심기일전해 다시 채비를 흘렸습니다. 30~35㎝ 정도 되는 준수한 돌돔을 몇 마리 낚아 위안을 삼았습니다. 

오전 8시경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원줄을 쭉 당기는 시원스런 어신이 왔습니다. 돌돔이거니 싶어 챔질과 동시에 강하게 끌어내려는데 갑자기 발밑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깜짝 놀라 낚싯대를 세우고 한동안 밀고 당기는 실랑이 끝에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놀랍게도 육중한 벵에돔이 수면으로 불쑥 떠올랐습니다. 

조규근씨가 접수한 계측사진을 확인해 길이를 49㎝로 인정했습니다. 갯바위에서 쟀을 때는 50㎝가 넘었는데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49㎝를 벵에돔 기준체장인 45로 나누니 1.0889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달 최대어상은 추자군도 개린여에서 140㎝ 부시리를 낚은 이종훈씨가 차지했습니다. 2위는 추자군도 푸렝이 연등에서 49㎝ 벵에돔을 낚은 조규근씨에게 돌아갔습니다. 두 분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합니다. 

다음 달에는 어떤 대물이 최대어상에 도전할지 기대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