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WFG(World Fishing Gaia of Gure) 참가기
2014-11-03 17: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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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WFG(World Fishing Gaia of Gure) 참가기
일본 오도열도에서 멋진 승부!
우승이 꿈 아니라는 자신감 얻어
지난 6월 8~9일 일본 오도열도에서 ‘제20회 WFG(World Fishing Gaia of Gure)’가 열렸다. 우리나라 선수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필자는 아쉽게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 명인들과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음을 실감했고, 우승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금성철 쯔리겐 인스트럭터/ 한조무역 필드테스터

지난 6월 8~9일 일본 오도열도에서 열린 ‘제20회 WFG’ 입상자들. 올해 27세인 쯔리겐 필드테스터 키무라 신야가 대회 4연패를 노린 이그마 히로유키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다.
WFG는 일본 쯔리겐사가 주최하는 벵에돔 토너먼트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메이저 낚시대회로 일본을 비롯해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실력을 겨룬다.
WFG 무대에 나가려면 먼저 한국 지역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그 후 대마도에서 치러지는 선발전에서 입상한 3명이 출전자격을 부여받는다. 결선장소가 대마도인 이유는 본선대회가 열리는 오도열도와 비슷한 여건을 가진 낚시터이기 때문이다. 일본 또한 동일한 과정을 거쳐 WFG에 참가할 선수를 뽑는다.
WFG는 순수 낚시동호회인 쯔리겐FG가 운영을 전담한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993년 제주지부가 처음 창설되어 22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전국 16개 지부 회원 197명이 활동 중이다.
1라운드 가뿐하게 승
이번 제20회 WFG에 참가한 선수는 모두 52명이다. 우리나라 대표로는 나와 김두영(울산), 문병진(제주), 박범수(서울) 이렇게 4명이 나섰다.
우리 선수단은 대회 하루 전 미야노우라에 도착했다. 현지 낚시여건과 벵에돔 습성을 파악하기 위해 인근 갯바위로 나섰다. 씨알 잔 벵에돔이 마릿수로 올라왔는데, 대부분 중상층에서 입질했다.
6월 8일 미야노우라에서 예선전이 펼쳐졌다. 나의 첫 상대는 유시모토 선수였다. 여러 조구업체 필드테스터로 활동하며 WFG 결승만 10여 번 진출한 베테랑답게 언뜻 보기에도 손이 빠르고 실력이 뛰어났다. 첫 라운드부터 어려운 시합이 될 거라고 느끼며 정신을 재무장했다.
유시모토 선수는 엑스퍼트 구레 0C 구멍찌에 찌멈춤봉과 웨이트 스토퍼(G7)를 달고 목줄을 2.5m로 짧게 연결했다. 채비를 빠르게 가라앉히며 전유동으로 탐색하려는 의도였다.
나는 전날 연습 때 사용한 대로 목줄을 7m 연결하고 중간에 0C 구멍찌를 고정시켰다. 천조법의 변형채비로 상층부터 중하층까지 폭넓게 탐색하면서 입질 수심층을 찾는 방법을 썼다.
홈통을 낀 갯바위에 자리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20분 정도 지나자 입질이 오기 시작했으나 번번이 용치놀래기와 자리돔 같은 잡어였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대상어인 벵에돔을 노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때 유시모토 선수가 낚싯대를 끌고 가는 강한 입질을 받았다. 침착하게 힘겨루기를 펼치더니 40㎝에 육박하는 벵에돔을 뜰채에 담았다. 이후 연속해서 두 마리를 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나는 아무런 성과 없이 전반을 마치고 유시모토 선수와 자리를 바꿨다. 마침 조류가 살아나면서 한눈에 봐도 좋은 여건이 형성됐다. 발 앞에 밑밥을 4~5주걱 뿌려 잡어를 묶어두고 공략지점인 25m 전방에 3주걱을 품질한 다음, 다시 발 앞에 한 주걱을 뿌리고 10초 후 채비를 캐스팅했다.
먼저 뿌린 밑밥이 1m쯤 가라앉았을 때 채비를 던지면 바늘과 크릴 무게로 인해 3~4m 수심에서 동조가 된다. 채비가 정렬되는 동시에 뒷줄을 잡아 원줄이나 낚싯대를 통해 어신을 감지할 수 있다.
잠시 후 원줄을 쭉 당기는 시원스런 입질이 왔다. 끌어내고 보니 35㎝ 정도 되는 벵에돔이었다. 이때부터 비슷한 씨알로 3마리를 잇달아 낚아내며 스코어를 4:3으로 역전시켰다.
1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곧장 계측한 결과 합산무게가 4000g 남짓이었다. 상대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첫 승을 올려 기분이 좋았다.


예선전에서 굵은 벵에돔을 걸어낸 필자. 3라운드에서 WFG 2회 우승에 빛나는 하시모토 명인에게 아깝게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하시모토 명인에게 분패
2라운드 상대는 처음 보는 선수로 붙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일본 지역예선에서 우승한 실력자이니 만만히 봐선 안 되지만 긴장이 덜한 건 사실이었다.
포인트는 곶부리 형태로 조류가 세차게 흐르고 맞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수심도 얕아 벵에돔을 낚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아시아 0α 구멍찌 아래 G3 봉돌을 달아 착수와 동시에 찌가 잠겨들도록 했다. 바람과 조류 영향을 덜 받고 밑밥 동조를 원활히 하려는 채비 운용이었다.
전반에는 가까이, 후반에는 포인트 교체 후 멀리 공략했지만 간간이 잡어만 걸려들 뿐이었다. 상대 선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둘 다 벵에돔을 낚지 못하고 경기가 끝났다. 이로써 1승 1무를 기록한 나는 3라운드에서 꼭 이겨야 16강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예선 마지막 상대는 하시모토 선수였다. WFG 2회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대회를 휩쓴 전국구 명인으로, 6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출중한 낚시실력을 지녔다. 인사를 나누며 멋진 승부를 펼치리라 다짐했다.
나는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0C 구멍찌를 사용해 채비 정렬 후 찌가 천천히 잠겨들도록 했다. 불과 5분쯤 지났을까. 하시모토 선수가 25㎝급 벵에돔 2마리를 잇달아 끌어냈다. 역시 명인다운 적응력이 돋보였다.
마음이 급해졌지만 별다른 어신 없이 미끼만 따먹히는 상황이 이어졌다. 벵에돔이 상층에서 입질한다고 판단해 목줄 길이를 3.5m에서 2.5m로 줄였다. 이때부터 벵에돔이 걸려들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씨알이었다. 기준체장인 23㎝에 약간 못 미치는 사이즈가 줄줄이 올라와 아쉬움이 컸다. 더구나 상대는 35㎝급을 비롯해 굵은 벵에돔을 여러 마리 낚아두고 있었다.
결국 계측을 하니 무게에서 다소 밀렸다. 이로써 1승 1무 1패를 기록, 본선행이 좌절되고 말았다.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은 없었다. 우리 선수들은 아깝게 분패를 하고 김두영 선수만이 16강에 올랐다.

이번 WFG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 선수들. 필자를 비롯해 김두영, 문병진, 박범수 이렇게 4명이 출전해 김두영 선수가 본선에 올랐다.
신성 키무라 신야 우승
다음날 나는 오도열도에서 자유낚시를 했지만 강한 바람과 낮은 수온 탓으로 별다른 조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낚싯대를 접고 결승전을 참관했다. 일본선수 4명이 우승을 다퉜는데, 저마다 내로라는 실력자여서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특히 WFG 4연패를 노리는 이그마 히로유키와, 24세에 쯔리겐 필드테스터로 발탁된 신성 키무라 신야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5290g을 낚은 키무라 신야가 4920g에 그친 이그마 히로유키를 370g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악조건 속에서 번갈아 벵에돔을 낚아내며 명승부를 펼친 두 선수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젊은 기수들의 대약진이다. 결승에 진출한 4명 중 3명이 20대고, 우승자인 키무라 신야도 28세에 불과하다. 일본은 이미 빠른 속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WFG에 참가할 때마다 느끼는 바는 우리나라와 일본 선수들의 낚시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매년 일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세밀한 부분에서 좀 더 낫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밑밥 품질, 신속한 입질패턴 파악, 매끄러운 힘겨루기와 갈무리, 능숙한 경기운영 등 배울 점이 많다. 또한 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이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 낚시인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해 WFG와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더불어 우승을 통해 상금 등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기보다는,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낚시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결승전에 앞서 사용할 찌를 들고 포즈를 취한 선수들.

이번 대회 우승자인 키무라 신야 선수가 벵에돔을 걸어 파이팅하는 모습. 이케나가 유지 명인의 수제자로 일본 낚시계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선두주자다.

201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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