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한두 마리, 대물을 공략하라
2014-02-18 16: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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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감성돔낚시 '안녕들하게' 즐기는 노하우3
어차피 한두 마리, 대물을 공략하라
1~2월에 ‘5짜’ ‘6짜’ 낚인 사례 분석
꾼들이 혹한도 마다않고 겨울 갯바위를 찾는 이유는 기록어급 대물을 만날 수 있어서다. 마릿수 재미는 떨어지는 대신 5짜, 6짜 출현이 심심찮기 때문에 평생 못 잊을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낚시를 해야 대물과 맞닥뜨릴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이듯, 이전 사례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다. 2012년과 2013년 1~2월에 낚여 본지에 소개된 50㎝ 이상급 감성돔 관련 기사를 분석해 대물을 공략하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이광렬 기자
2012년 대물 사례
2012년 첫 대물은 추자군도에서 터졌다. 현지에 거주하는 이헌재씨가 1월 22일 하추자도 묵리 ‘나리곶이’에서 58㎝ 감성돔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날은 풍랑주의보가 내려 낚싯배가 뜨지 못하는 날씨였다. 하지만 베테랑 꾼인 이헌재씨는 현지 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었기에 아침 식사 후 도보포인트인 ‘나리곶이’로 출조했다. 이곳은 수심 얕은 여밭으로, 날궂이로 파도가 치고 물색이 흐려지면 굵은 감성돔이 접근하는 포인트였다. 이헌재씨는 목줄에 좁쌀봉돌을 분납한 0찌 전유동채비로 10~20m 전방을 집중 공략했고, 정오 무렵 끌기와 흘리기를 반복하며 바닥을 더듬던 중 대물 입질을 받았다.
두 번째 대물도 추자군도에서 배출됐다. 58㎝가 낚이고 10여일 뒤인 2월 4일 경기도 용인 ‘피싱21’ 총무였던 허윤철씨가 추자군도 소머리섬 ‘해녀막사’에서 58.5㎝ 감성돔을 낚은 것이다. 이날 허윤철씨는 손님들을 가이드하고 마지막으로 소머리섬에 내렸다. 해녀막사 일대는 수심이 4~5m에 불과한 여밭으로 중들물 이후에 입질이 집중되는 포인트였다. 그는 0.8호 구멍찌와 -0.8호 수중찌로 반유동채비를 만들었으며, 목줄 하단에 G2 봉돌을 물려 낚시를 했다. 입질은 갯바위로 물이 적당히 차오를 무렵 전해졌다. 허윤철씨는 드랙을 단단히 잠그고 강제집행해 1분여 만에 대물을 제압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대물 소식은 2월 27일 통영권 중거리 섬 노대도에서 날아들었다. 부산꾼 정재원씨가 상노대도 북쪽 ‘음지짝’에서 56㎝ 감성돔을 낚아냈다. 음지짝은 갯바위 주변 수심은 3~4m며 30m 전방은 10m 이상으로 깊어지는 포인트다. 정재원씨는 찌밑수심을 12m에 맞춘 2호 구멍찌 반유동채비로 장타낚시를 하다 오전 6시경 입질을 받았다.
2013년 대물 사례
2013년 1~2월에 낚인 대물 감성돔은 모두 5마리다. 2013년 첫 대물은 내로라는 원도권 낚시터를 제치고 거제도 지심도에서 등장했다. 대물의 주인공은 현지에서 ‘낚시천국’을 운영하는 김정욱씨다. 1월 16일 오후에 느지막이 출조한 그는 대물 명당으로 유명한 ‘맞끝’에서 2호찌 반유동채비로 3시경 55㎝ 감성돔을 걸어냈다.
1월 20일에는 최고의 겨울 감성돔 명소인 가거도에서 6짜가 출현했다. 10박 11일 일정으로 가거도를 찾은 순천꾼 공삼열씨가 출조 마지막 날이던 이날 가거도 동쪽에 있는 작은 독립여 ‘솥퉁이’에서 63㎝ 거물 감성돔을 끌어낸 것이다. 2호 구멍찌 반유동채비를 사용한 그는 날물이 진행되던 오전 9시경 30m 정도 캐스팅해 조류에 태워 흘리던 중 입질을 받았다.
10일 뒤인 1월 30일에는 용인에서 온 나윤채씨가 가거도에서 6짜를 걸어냈다. 나윤채씨는 이날 용인피싱프로 가이드와 함께 수심 4~6m 여밭인 가거도 2구 볼락개취 부근 무명 갯바위에 내렸다. 겨울 날씨 치고는 드물게 포근하고 바다가 잔잔했다. 가까이에서는 입질 받기 어려울 것 같아 처음부터 1.5호찌 반유동채비로 전방 30m 지점에 솟은 큰 수중여 주변을 집중 공략했고, 초들물이 진행되던 오전 9시경 호쾌한 입질을 받아 60.5㎝ 감성돔을 제압했다.
2월 첫 대물도 의외의 낚시터에서 올라왔다. 17일 김해꾼 김영도씨가 통영 근거리 섬 오곡도에서 52.5㎝ 감성돔을 낚았다. 18번 자리에 내린 그는 1호찌 반유동채비로 바닥층을 공략하다 초들물이 받히면서 조류 방향이 바뀐 오전 8시 30분경 찌가 슬그머니 잠기는 약은 입질을 받았고, 한 템포 기다렸다 챔질하는 방법으로 대물을 걸어냈다.
2월 마지막 날에는 나라 안 최고의 대물 명소인 추자군도에서 64㎝나 되는 거물이 솟구쳤다. 나중에 2013년 최대어로 선정된 이 감성돔을 낚은 꾼은 충남 예산에서 출조한 이증년씨다. 이증년씨는 28일 추자피싱스토리 대표 윤보선씨와 함께 섬생이 동쪽 몰밭자리에 내렸다. 채비는 대물을 염두에 두고 강하게 만들었다. 1.75호 낚싯대에 3호 원줄이 감긴 3000번 LBD릴을 연결하고, 3호 구멍찌와 수중봉돌을 차례로 끼워 반유동채비를 만들었다. 목줄은 2.5호, 바늘은 감성돔용 4호를 묶었다. 만조 물돌이가 가까워진 정오 무렵 강하게 흐르던 조류가 느려지면서 멀리 조경지대가 만들어졌다. 이증년씨는 찌밑수심을 11~12m에 맞추고 40m 전방 조경지대까지 힘껏 캐스팅했다. 얼마 뒤 찌가 천천히 잠기는 예신이 왔고, 침착하게 기다리면서 여윳줄을 주는 순간 원줄이 시원하게 풀려나가는 본신으로 이어졌다. 도처에 수중여가 솟아 있어 중무장한 채비로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감성돔이 은신처가 아닌 난바다로 달아난 덕분에 무사히 끌어낼 수 있었다.

2013년 1월 30일 가거도 2구 볼락개취 부근 갯바위에서 60.5㎝ 감성돔을 낚은 나윤채씨.

큰 고기는 큰물에서 논다
최근 2년간 1~2월에 낚인 대물 감성돔 사례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원도권 낚시터의 활약이다. 총 8마리의 대물 중 추자군도와 가거도에서 5마리가 배출됐다. 이는 큰 고기는 큰물에서 논다는 통념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원도권 낚시터로는 거문도, 여서도, 추자군도, 가거도, 만재도, 태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년간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그중에서도 해마다 겨울 시즌에 가장 많은 대물을 배출하는 곳은 추자군도와 가거도다. 본격 시즌은 12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로, 이 기간 동안 50㎝급은 부지기수로 낚이며 60㎝가 넘는 대형급도 심심찮게 출현한다. 다만 가거도는 최저수온기인 2월 중순~3월 중순에는 조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거문도와 여서도도 근래에는 대물 감성돔 소식이 뜸했지만, 언제든 한방을 터트릴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낚시터다. 태도와 만재도는 겨울 시즌 초반에 조황이 가장 뜨겁지만, 원도권 중에서는 시즌이 짧아 1월 중순이면 감성돔낚시가 거의 마무리된다.

수심 얕은 여밭이 대물 명당
일반적으로 저수온기에는 수심 깊은 갯바위가 감성돔 포인트로 유망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원도권에서 만큼은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한겨울에도 오히려 얕은 여밭에서 대물이 출현하는 경우가 잦다.
앞선 사례들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추자군도와 가거도에서 낚인 대물 5마리는 모두 수심이 10m 이내고 바닥 지형이 복잡한 포인트에서 낚였다. 특히 추자군도 묵리 나리곶이, 소머리섬 해녀막사, 가거도 볼락개취 인근 갯바위는 수심이 4~6m에 불과한데도 58~60㎝ 감성돔을 토해냈다.
육지에서 가까운 섬에서도 때로는 얕은 여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날보다 기온이 오르거나 며칠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는 등 낚시 여건이 좋을 때는 저수온기라도 감성돔이 먹잇감이 풍부한 여밭으로 접근해 먹이활동을 펼친다.

원도권 낚시터에서는 저수온기에도 수심 얕은 여밭에서 대물 출현이 빈번하다.
튼튼한 고부력채비가 정석
저수온기에는 대물 한두 마리를 노리고 낚시를 하기 때문에 튼튼한 채비가 필수다. 원줄, 목줄은 2.5~3호와 1.7~2호가 기본이며, 참돔낚시에 주로 쓰는 1.5~1.7호 낚싯대를 펼치는 꾼들도 적지 않다.
2013년 가거도에서 63㎝, 60.5㎝ 감성돔을 낚은 공삼열씨와 나윤채씨는 원줄 3호와 목줄 2호를 썼으며, 추자군도에서 64㎝ 걸어낸 이증년씨는 여에 쓸려 터질 것에 대비해 2.5호 목줄을 묶기도 했다. 또 나윤채씨와 이증년씨는 낚싯대도 1.5호, 1.7호로 강하게 써 대물과의 승부를 대비했다.
겨울에는 바다가 거친 날이 잦다. 또 얕은 여밭이라도 조류 소통이 좋아야 포인트로 가치가 높고, 멀리 장타낚시를 구사해야 할 때도 많다. 그러므로 이시기에는 자중이 무거운 0.8~2호 구멍찌를 사용한 반유동채비가 널리 쓰인다. 다만 수심이 상당히 얕거나 기복이 심한 곳, 조류가 완만히 흐를 때, 입질이 약을 때는 나리곶이에서 58㎝ 감성돔을 낚은 이헌재씨처럼 저부력찌 전유동채비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날궂이는 악재이자 호재다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날궂이는 악재이자 호재다. 당장은 출조를 어렵게 하고 조황을 떨어트리지만, 바람과 파도가 잦아들면 감성돔이 갯바위 근처까지 접근해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펼친다. 10박 11일 일정으로 가거도로 출조한 공삼열씨도 날궂이 전날 들어가 직후에 마릿수 대박을 터트렸으며, 마지막 날에는 기어이 63㎝를 낚아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날궂이가 호황을 부르는 포인트도 있다. 수심이 상당히 얕고 물색이 맑아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않던 갯바위도 바람과 파도로 물색이 적당히 흐려지면 감성돔이 경계를 풀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추자군도 도보포인트에서 58㎝ 감성돔을 낚은 이헌재씨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조류 방향 바뀔 때가 찬스
대물 감성돔 출현이 잦은 물때란 존재할까? 이번 사례만 놓고 보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죽는 물때인 10물부터 무시 사이에 비교적 대물 출현이 잦았지만, 4물과 사리에도 낚였으므로 어디가 낫다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들날물 변화에 따른 확률 높은 물때는 있었다. 추자군도 소머리섬 해녀막사와 가거도 볼락개취 인근 갯바위처럼 수심이 얕은 포인트에서는 수위가 오르는 초들물~중들물에 입질이 왔으며, 통영 오곡도와 추자군도 섬생이에서는 간조 물돌이에서 초들물로 조류가 바뀌거나 만조 물돌이에 조류 흐름이 느려졌을 때 대물이 걸려들었다. 흔히 수심이 얕은 여밭에서는 날물보다 들물 조황이 좋고, 들날물에 상관없이 조류 흐름에 변화가 있을 때 감성돔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이런 물때와 관련한 상식이 대체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근거리에서도 50㎝급은 심심찮게 낚인다
원도권이 저수온기 최고의 감성돔 명소라는 건 이견이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가까운 낚시터에서 대물을 만날 수 없는 건 아니다. 6짜 출현은 뜸해도 50~55㎝ 정도 되는 감성돔은 심심찮게 낚인다. 이번 사례에서 소개된 거제 지심도, 통영 노대도와 오곡도는 모두 낚싯배로 10~30분이면 닿는 거리다. 이밖에 욕지도, 남해도 미조, 여수 금오열도, 완도 청산도 등 이름 난 근거리~중거리 낚시터에서도 1~2월에 5짜 손맛을 기대할 수 있다.

2013년 2월 17일 통영 근거리 섬 오곡도 18번자리에서 52.5㎝ 감성돔을 낚은 김영도씨.
201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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