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벵에돔의 비밀을 밝혀라!
2014-03-25 10: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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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대물벵에돔의 비밀을 밝혀라!
2~4월 중장거리 낚시터에서 집중 출현… 예민한 채비로 바닥층 노리는 게 정석
벵에돔은 익히 알려진 대로 여름어종이다. 장마철부터 본격시즌에 돌입해 동남해안 전역에서 화끈한 마릿수가 쏟아진다. 다만 씨알이 아쉽다. 30㎝ 안팎이 주종이어서 잔 손맛에 만족해야 한다. 정작 대물은 수온이 바닥을 치는 겨울~초봄에 집중적으로 출현한다. 상식대로라면 은신처에 웅크리고 앉아 숨만 쉬고 있어야 하는데, 무슨 이유로 꾼들의 채비를 덥석덥석 물고 늘어지는 걸까?
김상민 기자

지난 2월 말 남해동부 먼바다에 자리한 국도에서 대물벵에돔을 노리는 꾼.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영등~초봄이면 산란을 앞둔 굵은 벵에돔이 갯바위로 붙어 짜릿한 손맛을 안겨준다.
벵에돔낚시 마니아라면 누구나 50㎝를 넘나드는 대물을 걸어 진땀나는 승부를 겨뤄보길 바란다. 하지만 언제 어디를 가야 5짜를 만날 수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상당수다. 봄~가을 벵에돔시즌이 지나면 낚싯대를 접고 다음 해를 기약하는 게 보통이다. 정작 대물이 나올 시기에 출조를 하지 않으니 큰 손맛을 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산란기와 수온 상승 겹치는 2~3월이 기회
본지에서 집계한 지난 5년간 대물벵에돔 배출 기록을 확인하면, 가장 출현이 잦은 시기는 2~3월이다. 낚시인들이 흔히 말하는 영등~초봄시즌과 맞물린다. 대부분 대물감성돔을 노리는 이맘때 굵은 벵에돔이 솟구치는 것이다.
보통 영등~초봄에는 바다 수온이 15℃ 이하다. 벵에돔이 왕성하게 먹이활동에 나선다고 알려진 18~22℃와는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굵은 씨알 위주로 낚시에 걸려드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설득력이 높은 견해는 산란을 앞둔 덩치급들이 겨우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갯바위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벵에돔 산란기는 2월부터 시작돼 5, 6월까지 이어지므로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침 이 시기에는 갯바위 벽에 김발 등 해조류가 많이 붙으므로 먹이활동을 하기에 좋은 여건이 형성된다.
수온 반등기라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한겨울 바닥을 찍은 수온이 영등철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벵에돔 활성도가 살아나는 것이다. 다만 절대적인 수온은 여전히 낮은 상태이므로 적응력이 뛰어난 굵은 씨알 위주로 먹잇감을 찾아 나선다고 보면 맞을 듯하다.
물밑 상황도 낚시인에게 유리하다. 영등~초봄에는 잔챙이 벵에돔과 잡어가 설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입질을 받으면 덩치급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물론 개체수가 많지 않아 하루 한두 번 기회가 오면 다행이지만, 4짜 이상이 주종이므로 노려볼 가치가 충분하다.


2월 말~3월 초 거제 안경섬에서 5짜 벵에돔을 낚은 꾼들. 이맘때 제주도를 비롯한 원도권과 남해동부 중장거리 섬에서 출현하는 벵에돔은 덩치급 일색이다.

남해동부 중장거리 섬 급부상
영등~초봄이라고 해서 아무 곳에서나 대물벵에돔이 출현하진 않는다. 일단 난류 영향을 많이 받아 수온 상승이 빠른 낚시터를 찾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물론 육지 가까운 섬에서도 간혹 굵은 벵에돔이 걸려들긴 하지만, 마음먹고 노리기에는 너무 확률이 떨어진다.
가장 유망한 낚시터를 꼽으라면 역시 제주도다. 이맘때 제주도에서 출현하는 5짜 벵에돔이 나머지 낚시터 전체를 합친 숫자보다 많을 정도다. 다만 본섬보다는 서귀포 남쪽에 자리한 부속섬들이 조황을 이끈다. 지귀도, 범섬, 가파도, 마라도 등이 손꼽히는 대물벵에돔 명소다.
그 다음으로는 흔히 말하는 원도권이다. 추자군도, 거문도, 여서도를 ‘BIG3’로 들 수 있다. 해마다 영등~초봄이면 대물벵에돔을 노리고 찾는 마니아들이 제법 많으며, 이에 부응해 심심찮게 5짜를 배출한다. 다만 지난 수년 동안 거문도와 여서도에선 대물 소식이 뜸한 편이고, 추자군도만 이름값을 하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남해동부 중장거리 섬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국도, 좌사리제도, 매물도, 안경섬 등이 대표적이다. 난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데다 갯바위 지형이 험하고 물곬이 발달한 여건으로 인해 꾸준하게 탐사가 이뤄져 오다, 2~3년 전부터 눈에 띄게 대물 출현이 잦아지면서 열기가 달아오르는 중이다.
올해는 특히 안경섬이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월 중순부터 연일 굵은 벵에돔이 솟구치는 가운데 귀한 5짜를 두 마리나 배출했다. 3월 들어서도 덩치급 퍼레이드가 이어지면서 낚시깨나 한다는 꾼들이 속속 집결하며 남해동부 최대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물곬 받히는 직벽이 1순위
대물벵에돔을 만나려면 낚시터 못지않게 포인트 선정이 중요하다. 먼저 갯바위 지형을 확인하고, 다음으로 조류를 살펴야 한다.
영등~초봄에는 벵에돔 활성이 살아나긴 해도 활발한 움직임을 기대하긴 어렵다. 은신처에 머물다 잠시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정도다. 따라서 벵에돔이 몸을 숨길 수 있는 수중굴이 형성돼 있을 만한 갯바위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 부합하는 포인트 유형이 직벽이다.
갯바위가 가파르게 솟은 직벽 아래로는 움푹 들어간 골창이 형성된 곳이 많다. 또한 수심이 깊어 서식여건이 안정적이므로 덩치 큰 벵에돔이 머물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여기에 물곬이 받히면 금상첨화다. 조류가 갯바위를 타고 흐르면서 벵에돔이 부상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조류가 너무 거세면 벵에돔이 움직이는 데 부담을 느낄뿐더러 채비를 운용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조류가 죽는 물돌이 전후를 노려야 한다. 또한 조류가 흘러나가기보다는 갯바위 벽으로 밀려들 때 입질 확률이 높다.
제주도와 추자군도 등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고 물밑지형이 발달한 낚시터에서는 수심이 4~8m 정도인 여밭에서도 굵은 벵에돔을 만날 수 있다. 이런 포인트에선 조류가 시원스레 뻗어나가며 조경이나 훈수지대를 형성할 때가 기회다.

대물벵에돔을 만날 확률이 높은 1순위 포인트는 직벽이다. 물밑으로 수중굴이나 골창이 형성돼 있는 곳이 많을뿐더러 조류가 갯바위를 타고 흐르면서 벵에돔이 부상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민하면서도 탐색능력 갖춘 채비 필수
대물벵에돔을 노린다면 그에 걸맞은 장비부터 갖춰야 한다. 감성돔은 덩치가 커도 순간적인 움직임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1호 낚싯대를 쓰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반면, 벵에돔은 40㎝만 넘으면 챔질과 동시에 폭발적인 스피드로 은신처를 향해 돌진하므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허리가 강한 낚싯대가 필수다. 벵에돔전용 1.2~1.5호 낚싯대를 쓰면 어지간한 대물은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릴은 LB가 달린 2500~3000번 스피닝릴을 쓰면 된다. 원줄은 3호, 목줄은 2~3호가 기본이다. 물밑지형이 험한 곳에서는 한 호수씩 높일 필요가 있다. 바늘은 벵에돔용 6~8호를 묶어 크릴 한 마리를 통째로 꿰는 게 기본이다.
채비는 예민하면서도 탐색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너무 가벼운 채비는 조류를 이기지 못하고 흘러나가므로 2B~5B 구멍찌 아래 적당히 좁쌀봉돌을 달아 전유동으로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 조류가 갯바위에 부딪혀 복잡한 흐름을 보일 때는 찌를 가라앉히는 잠길조법이 효과적이다.
밑밥도 다소 무겁게 만들어 바닥층까지 원활히 가라앉도록 해야 한다. 벵에돔용 집어제나 빵가루는 비중이 가벼워 속공성이 떨어지므로 감성돔용 집어제에 원형이 살아 있는 크릴을 섞는 게 좋다.

갯바위 벽에 붙여 바닥까지 더듬어야
포인트에 내리면 먼저 조류 흐름을 살펴야 한다. 조류가 너무 빨라 채비를 운용하기 어렵겠다 싶으면 한동안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조류가 천천히 밀려들거나 좌우로 흐를 때 낚시를 시작하면 된다.
먼저 발밑에 밑밥을 여러 주걱 뿌린 다음 채비를 가볍게 캐스팅한다. 목줄이 정렬되면 갯바위 가장자리로 끌어들여 벽면을 타고 가라앉도록 한다. 수심이 10m라고 가정하면 7~10m 층에서 밑밥과 동조시켜 입질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바닥에 머물던 벵에돔이 밑밥을 받아먹기 위해 갯바위 벽면을 타고 2~3m 정도 부상하므로 이때를 노리는 것이다.
대물벵에돔을 걸면 초반 대응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챔질과 동시에 낚싯대를 강하게 당겨 힘대결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버티기 어려울 만큼 저항이 세면 릴 브레이크를 살짝 놓아 낚싯대 각도를 유지하는 요령으로 계속 팽팽한 대치상태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초반에 쉽게 원줄을 풀어주면 손쓸 틈도 없이 채비가 터지기 일쑤다. 강제집행을 통해 벵에돔이 머리를 돌리지 못하도록 해야 끌어낼 확률이 높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한 건 낚시인이다.

201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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