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 세진방파제 전 구간에서 소나기 입질

울산은 부산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가장 많은 도시다. 그런데 해안 지대가 충분히 넓음에도 불구하고 낚시 인구에 비해 낚시터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선산업단지, 화학공장지대, 원자력발전소, 각종 항만 시설이 해안 지대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온산 세진방파제는 보석 같은 낚시터다. 길이가 1.8㎞에 달하는 초대형 방파제답게 200~300명은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으므로 어느 시기에 찾더라도 자리다툼 없이 여유롭게 낚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심이 깊고 조류 소통이 좋아 계절을 바꿔가며 다양한 어종이 시원스런 입질로 꾼들을 맞는다는 점도 돋보이는 매력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 방파제가 ‘   ’자 모양으로 꺾여 있어 동쪽과 남쪽을 보고 낚시를 하기 때문에 바람 방향과 파도 세기를 고려해 편하게 손맛 볼 수 있는 구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공치를 노리는 꾼들로 북적이는 세진방파제 남쪽 입구 테트라포드 구간. 북서풍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편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수심이 깊고 조류가 원활해 대형급 학공치 개체수가 풍부하다는 게 인기 비결이다.

세진방파제는 길이가 1.8㎞나 되는 매머드급 규모에 걸맞게 동해안 다른 도보권 방파제와 비교해 수심이 깊은 편이다. 구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테트라포드 주변은 4~5m고 10~20m 거리는 8~14m다. 수심이 깊은데다 조류 소통이 원활하고 물밑지형까지 잘 발달돼 있어 고등어, 전갱이, 볼락, 우럭, 학공치, 전어, 숭어, 양태, 성대, 넙치 같은 생활낚시 대상어는 물론 감성돔, 벵에돔, 농어를 비롯한 고급 어종도 자원이 풍부하다.

늦봄~초가을에는 벵에돔이 마릿수로 올라온다. 여름에는 넙치, 성대, 양태 같은 플랫피시와 고등어, 전갱이를 비롯한 반찬어종이 잘 낚인다. 감성돔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겨울 시즌에는 학공치가 조황을 주도한다.

2월 중순으로 접어든 요즘은 연중 학공치 입질이 가장 활발한 시기로 올 시즌엔 특히 조황이 매우 좋다. 무엇보다 풍성한 마릿수가 일품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게 일거나, 물색이 평소보다 매우 탁한 경우만 아니면 한나절에  50~60마리는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다.

겨울 시즌 막바지인 요즘 세진방파제에서 학공치를 노리는 낚시인 대부분은 민장대찌낚시채비를 사용한다. 학공치가 높은 활성도를 자랑하며 낚시자리 가까이 접근하는 상황이라 조작하기 편하고 어신 파악이 수월한 민장대찌낚시채비로 속전속결하는 게 마릿수를 빨리 채우는 방법이다.

3칸 반(6.3m)~4칸(7.2m) 민장대에 던질찌 기능을 하는 0.5호 이하 소형 구멍찌를 끼우고, 학공치 전용 막대찌나 B 전후 고추찌를 어신찌로 연결한 후 0.8~1호 목줄과 학공치 전용 바늘을 묶으면 학공치용 민장대찌낚시채비가 완성된다.

민장대찌낚시채비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밑밥운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민장대찌낚시 채비는 낚싯대와 낚싯줄 길이로 공략 범위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학공치가 낚시자리 가까이 접근하지 않을 경우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학공치낚시에서는 비중이 가벼워 천천히 가라앉고 넓게 퍼지는 밑밥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학공치 무리를 상층에 붙잡아 둘 수 있어 좀 더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다. 잘게 자른 크릴이나, 곤쟁이 두 덩어리에 벵에돔 전용 집어제 1봉지와 빵가루 1봉지를 넣고 고루 섞으면 학공치낚시에 적당한 밑밥이 된다.

품질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뿌려 학공치 무리가 공략 범위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다. 또한 밑밥은 한번에 많은 양을 뿌려선 안 된다. 학공치 뿐 아니라 망상어, 인상어, 복어 같은 잡어까지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