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군비 9억3천6백만원을 투입해 송정항에 만든 해상 유료 바다낚시터가 설치된 건 지난 2009년 10월이었다.

당시 울주군에서는 이곳이 어민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실제로는 이렇다할 호응을 얻지 못 하면서 갈수록 운영난만 가중됐다.

물에 뜨는 사각 형태 부력재를 엮어 만든 시설물 아래 어초를 설치하고 볼락과 우럭 같은 정착성 물고기를 방류한 후, 그 어종을 노리는 방식으로 운영돼, 유료 낚시터로서 매력이 떨어졌던 게 이용객이 많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다. 조황에 비해 비싼 입장료도 꾼들에게 외면받은 이유 중 하나다.

부산 해운대에서 온 정영희씨가 참돔을 걸어 짜릿한 손맛을 즐기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낚시인 구경하기 쉽지 않던 송정항 해상 유료 낚시터가 수많은 꾼들로 북적이는 이색 낚시 명소로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13년 여름부터다.

2013년 8월 해상 낚시 시설물 아래에 가두리 그물을 새로 설치하고 참돔, 농어, 점성어, 우럭, 넙치, 강도다리 같은 고급 낚시 대상어를 방류한 후부터 이용객이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송정항 해상 유료 낚시터’에서 ‘송정가두리낚시체험장’으로 사업장명을 바꾼 시점도 이 무렵이다.

입장료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고속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 송정가두리낚시체험장에서는 5만원(성인 1인 기준)만 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시간 내내 자유롭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참돔(최대 포획 허용 마릿수 4마리)을 제외한 나머지 어종들은 낚아서 가져갈 수 있는 마릿수와 중량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비결이다.

동네 횟집에서 회 한 접시 시킬 돈으로 참돔, 농어, 우럭 같은 고급 어종을 맛보며 낚시 재미까지 만끽할 수 있다는 매력이 낚시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송정가두리낚시체험장은 낚시를 편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제반 여건을 잘 갖추고 있다.

우선 길이가 각각 250m, 100m인 잿골방파제와 잿골뜬방파제가 파도를 막아주는 송정항 한가운데 자리해 바다 날씨가 매우 나쁜 경우만 아니면 언제라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150명은 불편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 파도가 다소 높거나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도 멀미 걱정 없이 편하게 손맛을 볼 수 있다.

또한 화장실 두 동이 설치돼 있어 여성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고 국밥과 라면을 판매하는 식당이 영업 중이라 식사 문제도 현장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4~6인용 탁자를 곳곳에 설치해 현장에서 식사를 하거나, 직접 낚은 물고기로 회나 매운탕을 요리해 먹기도 편하다.

제 아무리 제반 여건이 뛰어나더라도 조황이 뒷받침되지 않는 곳은 낚시인들로부터 사랑받기 어렵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유료 낚시터는 더욱 그렇다. 

송정가두리낚시체험장은 입장료 5만원이 결코 아깝지 않은 낚시터다. 낚시 경험이 없는 사람도 기본 장비와 채비만 갖추면 참돔, 농어, 점성어, 우럭, 넙치, 강도다리 같은 고급 어종을 마릿수로 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송정가두리낚시체험장은 모두 5개 가두리로 구성돼 있다. 수심과 조류 여건은 거의 비슷다. 실제 수심은 7m 전후고, 가두리 그물은 5m 수심대에 놓여 있다. 

수심이 별로 깊지 않은데다 조류도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어종을 불문하고 입질은 철저하게 바닥층에서 온다.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파도가 높은 경우만 아니면 3B~0.5호 구멍찌와 -3B~-0.5호 수중찌를 조합한 반유동채비를 사용하면 효율적으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미끼는 크릴과 청갯지렁이를 준비하면 된다. 송정가두리낚시체험장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오징어살 미끼는 활성도가 낮은 상황에서 입질 유도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