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락리 겨울 고등어 잔치
2015-01-29 11: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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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락리 겨울 고등어 잔치
"어서옵서예~ 동네사람 다 모였수다!"
부시리 빠진 12월부터 파상공세… 카드채비 달아 흘리면 2~3마리씩 걸려들어
제주에서도 고등어가 마냥 흔하지는 않다. 회유성이 강한 어종이어서 언제 어디에 붙을지 모른다. 그래서 고등어가 몰려든 곳은 삽시간에 소문이 퍼지며 한바탕 잔치가 벌어진다. 올 겨울에는 서귀포 대정읍 영락리 일대에서 이런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김상민 기자

지난 가을 초대형 부시리와 잿방어가 출현해 화제를 모았던 제주 서귀포 영락리 갯바위에 고등어가 붙었다. 12월 들자마자 입질이 쏟아지기 시작해 한 달 넘게 호황을 이어가는 중이다.
영락리 갯바위는 지난 가을 1m 넘는 부시리와 잿방어가 잇달아 출현해 일약 나라 안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른 곳이다. 그런데 11월 중순을 지나며 점점 입질이 뜸해지더니 겨울 들면서 아예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아쉬움도 잠시, 부시리가 떠난 자리를 고등어가 채웠다. 12월 들자마자 폭발적인 마릿수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 하루에 100마리 이상 낚는 꾼이 적지 않았다. 이에 남녀노소를 안 가리고 낚싯대를 드리워 손맛과 입맛을 만끽하고 있다.
바늘 3개 달린 카드채비 기본
요즘 영락리에서 낚이는 고등어는 25㎝ 안팎이 주종이고, 간간이 30㎝급이 섞인다. 그리 굵지는 않아도 회나 구이로 먹기에 딱 좋은 씨알이다. 더구나 워낙 개체수가 많아 채비를 던지는 족족 물고 늘어진다. 어린아이가 대나무 낚싯대로 수십 마리씩 낚아낼 정도다.
보통 1~1.5호 낚싯대에 3000번 전후 릴을 달고, 3호 원줄에 2~3호 구멍찌를 끼운 후 바늘이 3개 달린 고등어용 카드와 봉돌을 연결한다. 영락리 갯바위는 수심이 3~4m로 얕고 수중여가 발달해 있어 이보다 바늘을 많이 달면 밑걸림만 잦아질 뿐 이득이 없다. 미끼는 크릴을 쓰면 무난하다.
낚시방법도 어렵지 않다. 채비를 조류에 태워 흘리다 입질이 오면 가볍게 채고, 다시 흘려 나머지 바늘에도 고등어가 걸려들길 기다리면 된다. 한 번에 2~3마리씩 걸어 낚싯대를 당기면 제법 묵직한 손맛을 볼 수 있다. 다만 너무 여유를 부리다간 옆 사람과 채비가 엉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모처럼 찾아든 고등어를 낚기 위해 동네꾼들이 총출동했다. 매일처럼 30~40명씩 갯바위로 몰려 손맛을 즐기며 반찬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채비를 던지는 족족 고등어가 걸려들자 신이 난 꾼들. 간단한 채비로 단시간에 마릿수를 채울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대나무 낚싯대를 든 어린이의 뒷모습에서 제법 꾼의 느낌이 난다. 굵은 고등어가 올라오자 천진난만한 얼굴로 활짝 웃었다.

새해 들어서도 호황 이어져
12월 중순까지 승승장구하던 영락리 일대 고등어낚시가 열흘 정도 소강상태에 들기도 했다. 워낙 춥고 날씨가 궂어 갯바위로 나서는 꾼이 없다 보니 조황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행히 연말에 날이 풀리면서 다시 발길이 이어졌고, 30~40마리씩은 무난히 낚아낼 수 있었다.
“언제까지 고등어가 붙어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겨우내 잔치가 이어지길 바라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더 고등어 손맛을 보고픈 마음에 매일처럼 갯바위로 나서는 꾼들이 많습니다.”
현지꾼 이경일씨의 얘기다.
새해 들어서도 온종일 고등어 입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후 늦게부터 해질녘까지가 피크타임이다. 해안도로에서 1~2분만 걸으면 포인트에 닿으므로 편한 시간에 찾으면 된다. 밤낚시를 하면 호젓하게 재미를 볼 수 있지만, 어두컴컴한 갯바위에서 넘어지거나 다칠 위험이 있으니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강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등어낚시 삼매경에 빠진 꾼들. 회유성이 강한 고등어가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처럼 ‘출근’하는 이들이 많다고.

201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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