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통금’ 해제, 5월까진 참돔이 주역! 

구을비도는 대구을비도와 소구을비도로 이뤄져 있다. 두 곳 모두 한눈에 멋진 낚시터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빼어난 여건을 갖추었다. 깎아지른 갯바위가 물밑으로 뻗어나가 복잡한 지형을 이루며, 본류대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시원스런 조류 흐름을 만들어낸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갯바위에 내려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대구을비도 본섬뿐이라는 현실이다. 소구을비도와 대구을비도 부속섬(등대섬, 줄여, 메주여, 갓바위, 마당바위)들은 안전상 이유로 하선이 금지돼 있다. 더구나 본섬에서도 4월부터 10월까지만 낚시가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인트가 10여 군데에 불과한 대구을비도 본섬에 내리기 위해 시즌 내내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지난 4월 1일, 거제 쪽박금 포구에서 ‘바다세계호’를 타고 대구을비도로 향했다. 올해 첫 출조다 보니 꾼들의 표정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칠흑 같은 밤바다를 40분쯤 달리자 어렴풋이 거친 바위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는 우키조 필드스탭 박성민씨와 함께 동쪽 곶부리(설치) 안통에 내렸다. 

곧바로 전지찌를 달아 밤낚시를 해봤지만 볼락이 낱마리 올라온 게 다였다. 어느덧 날이 밝아 수면을 살폈더니 물색이 흐렸다. 아직 난류가 받히지 않은 듯했다. 발 앞에 밑밥을 뿌려도 잡어 한 마리 몰려들지 않았다. 

박성민씨는 0α 구멍찌 아래 역삼각형 스토퍼를 끼우고 1.5호 목줄을 4m 연결해 전유동채비를 꾸렸다. 상층부터 천천히 탐색하면서 참돔이나 벵에돔의 입질 수심층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수온이 낮고 조류도 거의 흐르지 않아 대상어 움직임이 둔하다고 판단한 박성민씨는 채비를 교체했다. 2B 구멍찌와 탐색형 수중찌를 조합하고 목줄에 2B 봉돌을 분납해 바닥층을 탐색하려는 의도였다. 

채비를 40m 이상 캐스팅해 완전히 정렬시킨 후 미세한 유인동작을 연출하던 중 원줄이 ‘와락’ 풀려나갔다. 참돔 특유의 화끈한 입질이었으나 기대만큼 씨알이 굵진 않았다. 짧은 힘겨루기 후 수면에 띄우고 보니 40㎝ 정도 됐다. 

첫 조과에 고무됐지만 이후로는 참돔이 낚이지 않았다. 점차 파도가 높아지면서 갯바위 가장자리에 포말이 이는 걸 확인한 박성민씨가 다시 채비에 변화를 줬다. 00찌를 달고 목줄에 2B~3B 봉돌을 분납해 잠길찌낚시를 시도했다. 

채비를 포말 가장자리에 던져 가라앉히던 중 원줄을 통해 미약한 어신이 전해졌다. 간결한 챔질과 동시에 낚싯대가 휘어지더니 이내 시커먼 벵에돔이 모습을 드러냈다. 30㎝쯤 되는 중치급이었다. 얼마 후 같은 패턴으로 다시 히트해 비슷한 씨알을 한 마리 더 낚았다. 이날 마지막 조과였다. 

다른 포인트에 내린 꾼들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설치에서 30㎝급 긴꼬리벵에돔이 한 마리 나왔을 뿐이었다. 이창욱 선장은 “며칠 전만 해도 물색이 좋았는데 날궂이를 해서 그런지 눈에 띄게 흐려졌다. 수온도 12℃ 전후로 낮은 편이다. 한동안은 큰 조황이 없을 듯하고, 4월 중순 이후를 기대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4월 1일 올해 첫 대구을비도 출조에 나선 우키조 필드스탭 박성민씨. 설치 안통에 내려 40㎝급 참돔을 히트했다. “물밑여건이 좋지 않아 바닥층 위주로 탐색했는데 다행히 한 마리 걸려들었네요!”  

  

대구을비도에서 참돔낚시가 가장 활발한 시기는 4~5월이다. 어느 포인트에 내려도 60~80㎝에 달하는 덩치급 입질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초여름부터는 손바닥만 한 상사리가 설치기 때문에 묵직한 손맛을 보기 어렵다. 

봄에는 참돔이 수시로 갯바위 주변으로 접근한다. 그러므로 굳이 채비를 조류에 태워 멀리 흘리는 식으로 낚시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는 발 앞에서 덩치급이 물고 늘어지는 일이 흔하므로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탐색할 필요가 있다. 

다만 바닥층 위주로 공략해야 한다. 덩치 큰 참돔일수록 바닥을 타고 돌아다니므로 채비가 뜨면 입질 확률이 낮다. 1호 이상 고부력찌와 수중봉돌을 조합하거나, 00 또는 000찌를 사용해 잠길조법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덧붙여 갯바위 주변 바닥층에서 덩치급을 걸어 무사히 끌어내려면 튼튼한 채비가 필수다. 원줄과 목줄은 4호 이상 써야 한다.  

5월 들면 긴꼬리벵에돔이 솟구치기 시작한다. 무리지어 움직이는 습성이 있어 마릿수 재미가 좋고 씨알도 35~45㎝급이 주종이어서 당찬 손맛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긴꼬리벵에돔 시즌이 되면 참돔을 노리는 꾼이 드물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긴꼬리벵에돔은 낮보다 밤에 움직임이 활발하다. 새벽과 해질녘에도 굵은 씨알이 곧잘 낚인다. 또한 밑밥에 반응해 수면 가까이 부상하므로 0 계열 구멍찌를 사용한 전유동채비로 상층을 탐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난바다로 뻗어나가는 조류에 채비를 태우거나, 갯바위 주변에 형성되는 포말지대를 공략하면 원줄을 쭉 당기는 시원스런 어신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