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는 섬 규모가 크고 서식 여건이 안정적이라 사철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 어종을 꼽으라면 단연 감성돔이다. 한겨울을 제외한 연중 손맛을 볼 수 있으며 봄과 가을에 두 번 피크를 맞으니 한산도하면 감성돔부터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중 봄 시즌은 씨알이 굵다는 게 매력이다. 가을에는 30㎝ 안팎이 주종인데 반해 봄에는 다양한 씨알이 섞여 낚이며 50㎝가 넘는 대물 출현도 심심찮다. 다만 조황이 다소 불안정하다는 건 단점이다. 현지 가이드인 제니스피싱 강성훈 대표에 따르면 활성도가 높은 날에는 두 자릿수 조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봄은 수온이 들쭉날쭉하고 내만으로 이동하는 개체가 많은 시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산도에서는 하포부터 관암마을까지 이어지는 서쪽해안에서 감성돔낚시가 활발히 이뤄진다. 낚시 여건이 뛰어난 본섬과 부속섬 갯바위가 즐비하기 때문에 시즌 내내 감성돔 조황을 주도한다. 대표적인 포인트는 소죽도, 대죽도, 문어포 1~3번 자리, 세여, 소혈도 높은자리, 등여, 장작지 떨어진여 등인데, 올해는 그중에서도 죽도, 세여, 소혈도 높은자리가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산도는 방파제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포, 장작지, 문어포, 관암 등이 대표적인 방파제낚시터인데, 이곳들 역시 서쪽해안에 위치해 있다. 한산도에는 도로가 잘 닦여 있어 관암을 제외한 전 지역을 차량으로 오갈 수 있다. 그런 덕분에 카페리에 차를 싣고 가 방파제에서 야영낚시를 하는 꾼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방파제에서 감성돔을 노릴 때는 밤낚시를 하는 게 유리하며, 수심이 깊고 조류 소통이 좋은 외항 중간~끝 지점에서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한편 한산도 동쪽해안은 갯바위가 적고 평균 수심이 얕아 서쪽해안에 비해 낚시 여건이 떨어진다. 하지만 몰이 적당히 자랐거나 돌밭으로 이뤄져 봄감성돔 포인트로서 가치가 높은 곳도 적지 않으므로 무조건 서쪽 구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현지 단골꾼에 따르면 봄에는 오후에 남서풍이 터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날에는 의외로 동쪽 구간에서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산도 서쪽해안에는 세여, 대혈도, 소혈도, 상죽도, 하죽도 등 이름 난 부속섬과 여가 많다. 

봄감성돔은 산란을 앞두고 있어 경계심이 높다. 그러므로 저부력찌를 활용해 채비를 예민하게 만드는 게 효과적이다. 그런데 잡어가 문제다. 4월 이후면 잡어가 성가시게 구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복어 성화가 심한 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대체미끼를 한두 개 정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잡어퇴치용 미끼는 민물새우, 참갯지렁이, 크릴 경단, 게, 옥수수 등이며, 한산도에서 유독 잘 통하는 멍게나 고둥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복어는 이빨이 강하고 날카로워 질긴 미끼도 무용지물로 만들 때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고부력채비로 입수 속도를 높이고, 멀리 장타를 날려 채비를 정렬시킨 다음 공략지점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다만 고부력채비를 쓸 때도 잔존부력을 완전히 상쇄시켜 감성돔이 입질할 때 느끼는 이물감을 줄이는 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