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채비로 깊이 노려야 큰 손맛

지난 5월 6일 매물도로 올해 첫 벵에돔낚시 출조를 했다. 새벽 2시에 현지 출조점인 거제도 가자피싱랜드에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낚시인들이 출조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 3시에 낚싯배에 올라 매물도로 향했다. 30여분을 달려 대매물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다른 낚시인들이 유명 포인트를 차지하고 있어 소매물도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필자와 일행들은 소매물도 첫여 안통에 내렸다. 짐을 안전한 자리에 정리하고 준비해간 도시락부터 깠다. 어차피 벵에돔은 날이 새야 먹이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밥부터 먹고 느긋하게 채비를 만들었다.  

어느덧 먼동이 트고 있었다. 낚시를 시작하기에 앞서 밑밥을 품질해 바다 상황을 살폈는데 벵에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시즌 초반인데다 새벽부터 찬바람이 불어 벵에돔이 부상하길 바라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일단 미리 만들어 둔 목줄찌채비로 상층을 탐색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채비를 00찌 전유동으로 바꿔 깊이 내렸다. 그러기를 몇 차례, 드디어 바닥층에서 튼실한 벵에돔이 걸려들었다. 예상대로 활성도가 낮아 벵에돔이 은신처 주변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필자 일행은 정오까지 낚시를 해 쓸 만한 벵에돔을 열댓 마리 낚았다. 대부분 바닥층에서 입질했으며 상층까지 부상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아직 활성도가 낮아 마릿수가 넉넉하진 않았지만, 30㎝가 넘는 덩치급이 여러 마리 낚인 덕분에 첫 출조부터 벵에돔 특유의 진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5월 6일 소매물도 첫여 안통에서 30㎝가 넘는 벵에돔을 여러 마리 낚은 한국기조연맹 경북지부 회원 유영헌씨. 00찌 전유동채비로 바닥층에서 입질을 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벵에돔 활성도가 낮아 은신처를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0~00찌 전유동채비로 중하층 공략에 주력하는 게 좋다. 다만 초반에도 바다 상황이 좋으면 벵에돔이 짧게 부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신속하게 목줄찌를 달거나 고정찌 채비로 전환해 상층을 탐색해야 한다.  

밑밥은 크릴, 집어제, 빵가루를 적당히 배합해 만들면 된다. 요즘은 잡어 성화를 줄이기 위해 크릴을 섞지 않는 꾼들이 많은데, 초반에는 잡어가 적기 때문에 크릴을 넣어 집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유리하다. 깊은 수심을 공략할 때는 밑밥을 차지게 배합하고, 밑밥주걱에 단단히 다져서 품질해야 한다.   

매물도 벵에돔은 굵은 씨알이 일품이다. 근거리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30~35㎝ 비율이 꽤 높고, 40㎝가 넘는 대물 벵에돔이나 긴꼬리벵에돔도 심심찮게 낚인다. 그러므로 채비는 덩치급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 보통 벵에돔낚시에서는 1.7~2호 원줄과 1~1.2호 목줄을 쓰는데, 매물도에서는 2.5호 원줄과 1.5호 목줄도 과하지 않다. 다만 입질이 약을 때는 낚싯줄을 가늘게 써 벵에돔 경계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  

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뜰채를 펴두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25㎝ 정도 되는 잔 씨알이 설치다가도 느닷없이 덩치급이 미끼를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흔하므로 뜰채 없이 낚시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