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거제~통영 라인’ 통틀어 최고 - 용초도

3~4월에 감성돔 조황이 살아나는 대표적인 낚시터로 거제남부부터 죽도, 용초도, 비진도, 오곡도, 연대도, 만지도로 이어지는 ‘거제~통영 라인’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영등 근거리 명소로 이름을 떨쳤지만, 요즘은 영등철 개념이 무의미해진 상황이므로 초봄 낚시터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용초도 남동쪽에 있는 호두여에서 오전 6시경 5짜에 육박하는 감성돔을 끌어낸 구미 신신낚시 회원 이명표씨. 최근계속된 부진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올 봄에는 남해동부권 근거리 명소들이 거의 동시에 감성돔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대부분이 예년 수준을 훨씬 웃돌 정도로 전반적인 호황을 기록 중이다. 3월 20일경부터 ‘거제~통영 라인’에 속하는 낚시터에서 덩치급이 마릿수로 쏟아지기 시작해 4월초까지 풍성한 조과를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이 용초도다. 포인트마다 4짜, 5짜가 솟구쳤고 많게는 한 자리에서 3~5마리씩 낚이는 놀라운 조황이 보름 넘게 이어졌다. 가자피싱랜드 이창욱대표는 “이 맘 때 용초도에서 감성돔 조황이 살아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올해는 유별나다. 최근 몇 년 동안 최대 호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필자도 40㎝가 훌쩍 넘는 감성돔을 낚아 손풀이를 했다. 찌밑수심을 11m 정도로 조절한 반유동 채비로 갯바위 부근을 노렸다. 

용초도를 포함한 근거리낚시터들의 봄 시즌 호황은 기간이 길지 않다. 짧게는 보름, 길어야 한 달 남짓이라는 게 현지 가이드들의 공통된 견해다. 올해 3월 20일경부터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4월말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현지 조황을 확인해 서둘러 출조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반면 단골꾼들 중에는 혼잡을 피해 느긋하게 출조해도 손맛 보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4월 중순을 넘어서면 감성돔 무리가 일부 빠져나가는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용초도 주변에 머무는 개체들도 많기 때문에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내만으로 이동하지 않고 남아 있는 감성돔은 하나같이 씨알이 굵어 묵직한 손맛을 원하는 대물마니아들에게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용초도 감성돔 시즌은 여름을 제외하고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다. 초겨울과 초봄에 집중적인 입질이 쏟아지는 건 맞지만, 그때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손맛을 즐길 수 있다. 

4월말 들어 ‘초봄 피크’가 끝나면 공략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감성돔이 무리지어 접근할 때는 수심이 깊은 포인트에서 갯바위 주변 바닥층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게 유리하지만, 감성돔이 흩어진 이후에는 유망 포인트와 확률 높은 채비, 입질지점에 변화가 생긴다. 똑같은 낚시터라도 봄이 깊어감에 따라 낚시 패턴이 바뀌는 것이다. 

용초도에서는 초봄에 발밑수심이 10m 전후인 깊은 포인트들이 조황을 주도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봄으로 접어들고 나서는 수심이 다소 얕더라도 수중여가 잘 발달한 곳을 눈여겨봐야 한다. 산란기로 접어든 감성돔이 은신하기에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포인트 여건이 달라짐에 따라 공략 범위도 폭넓게 잡는 게 유리하다. 수심 깊은 곳에서는 갯바위 주변에 밑밥을 넉넉하게 뿌리고 가까운 곳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패턴이 효과적이지만, 얕은 여밭에서는 과감하게 멀리 노려볼 필요가 있다. 

채비는 예민성에 비중을 둬야 한다. 산란기로 접어든 감성돔은 움직임이 둔하고 경계심이 강해 둔한 채비로는 어신을 감지하기 어렵다. 되도록 가벼운 채비를 쓰고 잔존부력도 최소로 줄이는 게 유리하다. 다만 덩치급 비율이 높은데다 길게 자란 몰이나 수중여 등 주변에 장애물이 많으므로 목줄은 1.5호 이상을 써야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