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깊은 지류대에서 덩치급 불쑥

갈도 참돔낚시는 3월 중순~ 11월 말이 시즌이다. 겨울 시즌에도 참돔이 올라오지만 포인트가 한정돼 있고 조황 기복이 심해 실제로 참돔낚시를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참돔낚시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는 여름 시즌인 6~8월이다. 활성도 높은 참돔이 마릿수 행진을 이어가는데다 섬 전역에서 고루 좋은 조황을 기록하기 때문에 웬만한 악재에도 조황이 흔들리지 않는다.

4월 중순으로 접어든 요즘은 시즌 초반에 해당하는데, 무엇보다 굵은 씨알이 일품이다. 참돔 특유의 소나기 입질은 고사하고 2~3마리 걸어내기 조차 쉽지 않음에도 출조객 발길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이유도 어느 시기보다 대형급을 걸어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에 갈도 북쪽에 자리한 작은 독립여인 ‘무지개폭포 앞 떨어진여’에서 배출된 ‘8짜 참돔’ 두 마리. 참돔 낚시터로서 갈도가 가진 큰 매력 중 하나가 70㎝ 이상 되는 덩치급을 걸어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참돔낚시라면 으레 수심이 깊고 본류대가 발달된 곳에서 채비를 조류에 태워 멀리 흘리며 넓은 지역을 탐색하는 패턴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참돔이 조류를 타고 먼 거리를 오가는 습성을 가진 어종이기 때문에 생긴 고정관념이다.

그런데 봄 시즌 갈도 참돔낚시에선 본류대 영향을 직접 받아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곳보다는 지류대가 닿는 구간에서 대물급이 훨씬 많이 배출된다.

그렇다고 지류대 영향을 받는 곳이 모두 참돔 포인트는 아니다. 조류와 함께 수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심이 10m 이상 되면서 지류가 잘 발달돼 있는 곳이 봄 시즌에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포인트 유형이다. 이런 여건을 두루 갖춘 곳으로 무지개폭포 앞 떨어진여, 1번자리, 욕지끝바리, 너부렁여, 매여가 대표적이다.

갈도 북쪽 포인트인 ‘무지개폭포 앞 떨어진여’에서 82㎝ 참돔을 낚은 한국바다낚시연맹 명예회장 김문수씨. 중날물이 진행된 오전 8시 30분 경 갯바위와 6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입질을 받았다.

참돔은 밑밥에 반응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어종이다. 하지만 봄 시즌에는 활성도가 낮아 밑밥띠를 따라 중층이나 상층으로 떠서 입질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런 이유로 봄에는 속공성과 탐색 능력이 우수한 고부력찌 반유동채비가 기본 채비로 각광받는다. 조류 세기, 공략 수심, 공략 거리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2~3호 구멍찌에 2~3호 수중봉돌을 써 채비를 구성하면 효율적으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낚시인 중에는 저부력찌 전유동채비를 쓰는 사람도 많다. 저부력찌 전유동채비를 사용하면 밑밥동조가 잘 되기 때문에 참돔 활성도가 높을 때는 물론 낮은 상황에서도 시원스런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갈도에서는 봄에 조류가 그리 빠르지 않은 지류대 구간을 노리는 패턴으로 참돔낚시가 이뤄지기 때문에 밑채비가 가볍다는 저부력 전유동채비의 단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하나 기억해야 될 사실은 낚싯대와 낚싯줄을 튼튼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돔은 70㎝ 정도만 돼도 저항하는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전용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제압하기 쉽지 않다. 1.7~2호 낚싯대에 5~6호 원줄과 4~5호 목줄은 돼야 안심하고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봄 시즌 갈도 갯바위 참돔낚시는 보통 오전 5~6시 경 갯바위에 내려 정오 무렵까지 낚시하고 철수하는 패턴으로 이뤄진다.

낚시를 하는 6~7시간 내내 높은 집중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른 때는 몰라도 오전 5~8시에는 잠시도 한 눈을 팔아선 안 된다. 들날물에 상관없이 하루 중 대형급 참돔이 걸려들 확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낮에는 멈췄던 조류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와 본류대 힘이 약해지면서 지류대가 발달할 때 입질이 집중된다.